국악 그룹 들소리 '무한공연'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2.08.22 23:41

"전통문화 살리자"… 종연 없는 장기 무대

'오픈 런(open run)'이란 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미리 정하지 않고, 장기 공연에 돌입하는 것. 보통 뮤지컬 같은 인기 장르에서 쓰이지만, 전통 타악기를 중심으로 한 국악 그룹인 '들소리'가 이런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졌다. 서울 종로 시네코아 2관에 공연 전용관을 마련하고 지난 18일부터 '오픈 런' 공연에 돌입한 것.

22일 시연을 겸한 기자 간담회에서 문갑현 들소리 대표의 각오는 조금은 비장했다. "국내 전통문화의 시장은 전무(全無)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품 발표회 이상은 찾아보기 어렵죠. 상설 공연으로 전통문화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미리 정하지 않고‘오픈 런’공연에 들어간 전통 타악기 그룹 들소리. /들소리 제공

들소리는 '월드 비트 비나리'라는 공연으로 월드뮤직 최대 박람회인 워멕스(WOMEX)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세계 53개국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 대표는 "전 세계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니 단원 모집이나 충원부터 당장 쉽지 않았다. (국내 시장이라는) 토양을 닦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도 직선적이면서 신명 나는 타악기를 중심으로 하는 들소리의 흥은 여전했다. '소원성취 라이브쇼'라는 부제를 내걸고, 기복적인 성격의 전통 음악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무대 양편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자막으로 작품을 안내해서,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 겨냥한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들소리 '월드 비트 비나리', 서울 종로 시네코아 2관 전용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월요일 휴관), (02)744-6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