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24 23:18
철원 'DMZ 설치미술전'
철의 삼각지~제2땅굴 잇는 안보관광 코스에 15개 작품… 예술로 돌아보는 분단 현장
땅굴 깊숙이,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환하게 불을 밝혔다. 23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제2땅굴. 입구로부터 500m를 들어가자 '경고: 출입 금지, 사진 촬영 금지'라고 적힌 흰색 표지판이 앞을 가로막았다. 화강암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고, 28도의 바깥 기온과 달리 소름 돋도록 서늘했다. 군사분계선을 북쪽으로 300m 남겨둔 이 지점이 이 땅굴에서 민간인이 최대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독일 작가 디륵 플라이슈만(Fleischmann·38)과 신효철(28)은 여기 바닥에 가로·세로 120㎝짜리 거울을 눕히고 그 위에 해체된 샹들리에를 놓았다. 샹들리에 불빛은 북한의 남침용 땅굴 내부와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주위를 밝혔다. "샹들리에란 원래 교회나 궁전처럼 숭고한 공간에 걸리는 것이다. 나는 이 땅굴에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샹들리에를 밝혔다."
제2땅굴, 철의 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 노동당사, 월정리역, 철원평화전망대…. 강원도 철원 DMZ 접경지역 철원 안보 관광 코스에 전 세계 작가 11팀의 회화·사진·설치·영상 작품 15점이 설치됐다. 전시 기획사 '사무소'가 마련,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이름은 'Real DMZ Project 2012'.
독일 작가 디륵 플라이슈만(Fleischmann·38)과 신효철(28)은 여기 바닥에 가로·세로 120㎝짜리 거울을 눕히고 그 위에 해체된 샹들리에를 놓았다. 샹들리에 불빛은 북한의 남침용 땅굴 내부와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주위를 밝혔다. "샹들리에란 원래 교회나 궁전처럼 숭고한 공간에 걸리는 것이다. 나는 이 땅굴에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샹들리에를 밝혔다."
제2땅굴, 철의 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 노동당사, 월정리역, 철원평화전망대…. 강원도 철원 DMZ 접경지역 철원 안보 관광 코스에 전 세계 작가 11팀의 회화·사진·설치·영상 작품 15점이 설치됐다. 전시 기획사 '사무소'가 마련, 28일부터 9월 16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이름은 'Real DMZ Project 2012'.

DMZ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철원평화전망대 3층엔 촬영 제한 구역이 있다. 우리 군 전방 경계초소의 위치가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진가 노순택(41)은 지난달 '사진 촬영이 금지된 지역'이라고 적힌 푯말 옆 난간에 기대 북녘땅을 바라보는 군인의 뒷모습을 찍었다. 그 사진을 난간에 붙여 '살려면 vs. 왔으면'이란 작품으로 제시했다. "푯말을 볼 때마다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촬영 금지'의 대상이란 북쪽 땅인가, 남측 GP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쪽을 바라보고, 찍고파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뭔가."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는 철원이 북한 땅이었던 1946년, 조선노동당이 지은 3층짜리 러시아식 건물. 허물어져 골조만 남아있는 이 건물 앞엔 김량(40)의 작품 '나의 성스러운 처소'가 놓였다. 철원 지역 농민들이 모판을 나를 때 쓰는 모지게를 활용, 집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버스를 타고 철의 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노동당사→월정리역→철원평화전망대→제2땅굴로 이어지는 전시를 모두 관람하는 데는 4시간여가 걸렸다. 서경원(53) 철원 부군수는 "철원은 안보 때문에 경제 발전을 희생한 지역이다. 이번 전시가 철원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철원 안보 관광에 참여하면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3만원(점심·입장료 포함). www.realdmz.org (02)739-7068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는 철원이 북한 땅이었던 1946년, 조선노동당이 지은 3층짜리 러시아식 건물. 허물어져 골조만 남아있는 이 건물 앞엔 김량(40)의 작품 '나의 성스러운 처소'가 놓였다. 철원 지역 농민들이 모판을 나를 때 쓰는 모지게를 활용, 집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버스를 타고 철의 삼각 전적지 관광사업소→노동당사→월정리역→철원평화전망대→제2땅굴로 이어지는 전시를 모두 관람하는 데는 4시간여가 걸렸다. 서경원(53) 철원 부군수는 "철원은 안보 때문에 경제 발전을 희생한 지역이다. 이번 전시가 철원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철원 안보 관광에 참여하면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3만원(점심·입장료 포함). www.realdmz.org (02)739-7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