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6.18 23:01
소프라노 게오르규 빼곤 제작·출연진 거의 같지만 佛 공연보다 22만원 비싸
서울시향 "가격 권한 없다"

초고가 야외 오페라 부활의 신호탄일까. 오는 8월 28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의 티켓 최고가격이 57만원(VIP석)으로 책정됐다. 이 공연의 주최사인 민간 오페라단 ADL(대표 박평준)은 18일 "프랑스 오랑주 오페라 축제의 연출과 제작진이 참여하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 등을 캐스팅해서 총 제작비가 50억원에 이른다"고 가격 책정 배경을 밝혔다. 9월 2일까지 4차례 열리는 이 공연의 R석은 45만원, S석 25만원, A석 15만원 등의 순이다. 이 공연의 티켓 최고 가격은 지난 2003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던 오페라 '아이다'의 60만원에 이어서 두 번째로 비싸다.
이번 서울 공연은 다음 달 7일 프랑스 오랑주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같은 오페라의 티켓 최고 가격(243유로·35만 7000원)보다도 22만원가량 높다. 프랑스 '라 보엠'에는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 지휘 정명훈, 연출 나딘 뒤포 등이 참가한다. 소프라노 게오르규 외에는 연세대 노천극장 공연과 주요 출연진이 같은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 해 131억원의 예산 지원을 받는 서울시향이 민간 주도의 초고가 공연에 출연하는 것이 적정한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향 스스로 밝힌 '공익 목적 공연의 지속적 확대'라는 운영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베를린 필이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도 매년 여름 베를린 야외극장인 발트뷔네나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야외 공연을 열지만, 최고 가격 77유로(11만원)나 무료를 원칙으로 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향은 "민간단체의 요청을 받고 연주하는 외부 출연이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 간섭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