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제작자' 30년 속내 털어놓다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06.14 23:45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 '세상에 없는 무대…' 책 출간

2011년 1월 23일 뮤지컬 '아이다'는 예정된 저녁 공연을 끝내 올리지 못했다. 아이다 역을 맡은 배우 옥주현의 목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눈길을 뚫고 경기도 성남아트센터를 찾아왔던 관객의 항의가 빗발쳤다.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평소 대역(커버) 연습에 소홀했던 연출가 박칼린에 대한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모든 소동을 지켜보며 속으로 울었던 제작사 신시컴퍼니 박명성(50) 대표는 말한다. "예견된 사고였다.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커버가 있었지만, 옥주현과 실력 차이가 있어서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래도 공연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펴낸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북하우스·사진)에서 사건 후 15개월 만에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책에는 "배우나 연출로는 젬병"이라는 자타의 공인(?)을 받은 그가 프로듀서로 치열하게 살아온 30년 세월이 담겼다. '아이다' '맘마미아!' 등 대작 라이선스 뮤지컬을 만들며 흘린 눈물과 땀, 연극에 대한 애정도 가득하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본지 통화에서 "작년 말 두 달간 술도 끊고 두문불출하며 준비한 책"이라고 말했다.

2005년 뮤지컬‘댄싱 섀도우’제작을 위해 뭉친 극작가 차범석(왼쪽)과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오른쪽)가 극본을 맡은 칠레 출신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왼쪽에서 둘째)과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1999년 극단 신시를 맡게 된 박 대표는 뮤지컬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에 회사명을 신시뮤지컬컴퍼니로 바꿨다. 그러나 2008년 고(故) 차범석(1924~2006) 선생을 기리는 차범석희곡상이 제정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상작을 제작하게 된다. 박 대표는 "제1회 수상작 '침향'(작 김명화)을 만들며 마치 계시를 받은 듯 연극 제작에 끌리게 됐다"고 술회했다. 차범석 선생의 '산불'을 유난히 사랑한 그는 7년을 투자해 '산불'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댄싱 섀도우'를 올렸다. 45억원이 들어간 '댄싱 섀도우'의 수익은 20억원. 그래도 그는 "창작뮤지컬에 대한 선진 제작시스템을 배웠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가 '뚝심의 제작자'로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