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연극적 시도, 어때요?… 연극 '다정도 병인양하여'

  • 뉴시스

입력 : 2012.06.05 07:57

연극 '다정도 병인양하여'
다중연애 관계에서 비롯된 심리 양상에 초점을 맞춘 연극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공연제작사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국립극단은 9~24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다정도 병인양하여'를 공연한다.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다정(多情)도 병(炳)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에서 제목을 따왔다. '다정'을 '여러 애정을 가진', 즉 폴리 아모리(Poly-amory; 다자간 연애)로 해석한다. 다중연애를 하는 '다정'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나'(성기웅)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사소설 형태로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극은 출발한다. 실제 연애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와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공연이 이뤄지는 현재의 상황을 다루는 등 시간과 공간을 끊임없이 교차시킨다. 평소 1대 1 연애와 결혼 제도에 대해 회의를 품고있던 나는 여러 남자와 다중 연애를 즐긴다는 독특한 여자 다정을 만나 그녀의 세 번째 애인이 되기로 한다. 다정과 나는 남다른 특별한 교감을 나누며 남몰래 짜릿한 연애를 즐긴다. 하지만 다정의 다중연애는 기대와는 달리 불안정하고 비논리적인 것이어서 나는 혼란을 겪는다. 결국 다정의 첫 번째 애인 혹은 유일한 애인이 되기를 소망하게 된다.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나'는 오래 전에 겪은 이런 내 경험을 연극으로 옮기기로 한다. 그러나 대본을 읽은 다정이 작품과 내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연은 중단 위기에 놓인다.

관객들이 공연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기존의 공연과 달리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독일의 시인 겸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 원리를 따르며 끊임없이 '거리두기'를 실현코자 한다. 이를 위해 공연에는 여러 무대적 장치가 도입됐다. 배우들은 공연 속 인물과 실제 자신을 넘나들며 연기한다. 토론과 PT 등의 보조 장치와 독립된 서사를 가진 에피소드가 나열된 구조는 관객의 냉철한 판단을 유도한다. 연극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주요한 축인 탱고 역시 관객과의 '거리두기' 용도로 사용된다.

문학적인 감수성과 언어적 상상력을 중시하는 재기발랄한 연출로 주목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씨가 인간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성 연출을 비롯해 연극배우 오용, 이화룡, 양동탁, 마두영, 이안나, 연보라, 김희연 등이 출연한다. 국립극단 2012 봄마당축제의 하나로 신진 연출가의 실험 창작극을 선보이는 '젊은연출가 시리즈' 작품이다. 1만5000~2만원. 1688-5966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