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5.23 23:41
정경화 바흐 독주회
지난 22일 서울 명동성당.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6곡) 연주에 나선 정경화(64)의 바이올린이 시동을 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첫 곡인 파르티타 3번의 전주곡을 마친 정경화는 중앙제단에 꽂아놓은 백합꽃에 알레르기 증세를 호소하면서 잠시 퇴장했다. 무반주 소나타 3번을 연주한 뒤에는 젖은 상의를 갈아입기 위해 5분간 휴식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대로 돌아온 그녀는 성당의 십자가를 잠시 바라본 후, 속사포처럼 빠른 템포로 바흐의 무반주 곡들을 종주(縱走)했다. 2005년 부상을 입었던 왼손의 운지(運指)는 명쾌함이나 정치(精緻)함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전성기 특유의 완벽주의에 사로잡혔던 애호가에겐 세월의 흐름이 야속할 법도 했다. 하지만 한 치의 머뭇거림이나 주저함 없이 뚜렷한 확신으로 질주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거꾸로 쾌감이 느껴졌다.
우리 삶에 마침표가 있듯, 연주자에게도 일종의 시한(時限)은 존재한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하고 쉬운 소나타나 소품을 선호하기 쉽지만, 5년 휴식 끝에 복귀전을 치른 정경화는 거꾸로 바흐의 무반주 곡을 택했다. 곡 선택에서 양보와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상처투성이 노(老)검객의 결연함마저 보였다. 차갑고 냉정한 평가보다는 뜨겁고도 열렬한 지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정경화는 하나의 현상(syndrome)이다. 이날 성당을 가득 메운 청중 700여 명의 따뜻한 기립박수가 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정경화의 바흐 독주회, 5월 31일·6월 4일 명동성당, (02)547-5694
첫 곡인 파르티타 3번의 전주곡을 마친 정경화는 중앙제단에 꽂아놓은 백합꽃에 알레르기 증세를 호소하면서 잠시 퇴장했다. 무반주 소나타 3번을 연주한 뒤에는 젖은 상의를 갈아입기 위해 5분간 휴식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대로 돌아온 그녀는 성당의 십자가를 잠시 바라본 후, 속사포처럼 빠른 템포로 바흐의 무반주 곡들을 종주(縱走)했다. 2005년 부상을 입었던 왼손의 운지(運指)는 명쾌함이나 정치(精緻)함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전성기 특유의 완벽주의에 사로잡혔던 애호가에겐 세월의 흐름이 야속할 법도 했다. 하지만 한 치의 머뭇거림이나 주저함 없이 뚜렷한 확신으로 질주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거꾸로 쾌감이 느껴졌다.
우리 삶에 마침표가 있듯, 연주자에게도 일종의 시한(時限)은 존재한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하고 쉬운 소나타나 소품을 선호하기 쉽지만, 5년 휴식 끝에 복귀전을 치른 정경화는 거꾸로 바흐의 무반주 곡을 택했다. 곡 선택에서 양보와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상처투성이 노(老)검객의 결연함마저 보였다. 차갑고 냉정한 평가보다는 뜨겁고도 열렬한 지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정경화는 하나의 현상(syndrome)이다. 이날 성당을 가득 메운 청중 700여 명의 따뜻한 기립박수가 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정경화의 바흐 독주회, 5월 31일·6월 4일 명동성당, (02)547-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