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5.16 23:19
뮤지컬 '풍월주'
지난 11일 정식 개막한 뮤지컬 '풍월주'(작 정민아·연출 이재준, 제작 CJ E&M)는 프리뷰 2400석이 예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된 화제작이었다. 신라 진성여왕과 두 남자 기생의 삼각관계라는 '신선한' 소재와 지난해 리딩 공연의 인기가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모습을 드러낸 '풍월주'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분위기와 설정은 있는데 개연성이 없다. 입체감이 결여된 인물은 이미지에만 복속한다. 사극과 삼각관계에 동성애라는 요소가 버무려져 있으나 근본적으로 이야기를 구축하는 힘이 결여돼 있다.
남자 기생인 사담과 열은 2시간 내내 한 겹 이미지만 걸치고 있다. 사담에게 부여된 캐릭터는 '열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것이고, 열에게 부여된 캐릭터는 '사담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두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전혀 형상화하지 못한다. 둘이 어울리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고 저절로 깊은 관계가 형성될까? 기생이라고 하는데, 작품 내내 보여주는 태도나 행동은 여느 귀족 자제와 다를 바 없다. 여왕을 임신시켜 왕이 될 수 있다면, 기생이라는 신분이 자극적인 장치 외에 극적 필연성을 갖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평면적이고 밋밋한 인물들로 지탱하는 극의 부피는 뒤로 갈수록 얇아진다. 특히 사담이 결정적인 '선택'을 한 후의 5분은 작품 전개상 최고조로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장면임에도 길고 지루하다. 슬픔은 그렇게 나열하거나 풀어놓아야 절절해지는 것이 아니고 타고 올라가 터뜨려야 하는 것이다.
공사장 가건물 뼈대를 엮은 듯한 4층 무대에는 기능과 상징만 남았다. 공간적 분할에 충실할 뿐, 미학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 재료 하나로도 우아함을 불어넣는 섬세함은 어디에도 없다.
애초에 '죽도록 좋아하다 정말로 죽었다'는 단일 설정 말고, 2시간짜리 정식 공연으로 엮어 나갈 이야기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인물들은 서로에게 애정을 공언하며 "목숨을 내놓을 만큼"이라고 되풀이 말한다. 관객은 묻고 싶다. "도대체 왜?" '풍월주'는 답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모습을 드러낸 '풍월주'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분위기와 설정은 있는데 개연성이 없다. 입체감이 결여된 인물은 이미지에만 복속한다. 사극과 삼각관계에 동성애라는 요소가 버무려져 있으나 근본적으로 이야기를 구축하는 힘이 결여돼 있다.
남자 기생인 사담과 열은 2시간 내내 한 겹 이미지만 걸치고 있다. 사담에게 부여된 캐릭터는 '열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것이고, 열에게 부여된 캐릭터는 '사담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두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전혀 형상화하지 못한다. 둘이 어울리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고 저절로 깊은 관계가 형성될까? 기생이라고 하는데, 작품 내내 보여주는 태도나 행동은 여느 귀족 자제와 다를 바 없다. 여왕을 임신시켜 왕이 될 수 있다면, 기생이라는 신분이 자극적인 장치 외에 극적 필연성을 갖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평면적이고 밋밋한 인물들로 지탱하는 극의 부피는 뒤로 갈수록 얇아진다. 특히 사담이 결정적인 '선택'을 한 후의 5분은 작품 전개상 최고조로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장면임에도 길고 지루하다. 슬픔은 그렇게 나열하거나 풀어놓아야 절절해지는 것이 아니고 타고 올라가 터뜨려야 하는 것이다.
공사장 가건물 뼈대를 엮은 듯한 4층 무대에는 기능과 상징만 남았다. 공간적 분할에 충실할 뿐, 미학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 재료 하나로도 우아함을 불어넣는 섬세함은 어디에도 없다.
애초에 '죽도록 좋아하다 정말로 죽었다'는 단일 설정 말고, 2시간짜리 정식 공연으로 엮어 나갈 이야기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인물들은 서로에게 애정을 공언하며 "목숨을 내놓을 만큼"이라고 되풀이 말한다. 관객은 묻고 싶다. "도대체 왜?" '풍월주'는 답을 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