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절규', 경매 사상 역대 최고가로 낙찰

  • 최보윤 기자

입력 : 2012.05.03 09:59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The Scream)가 3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미술 경매 역대 사상 최고가인 1억1992만2500달러(약1356억원 정도)에 낙찰됐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가 1895년에 완성한 명화 ‘절규(79×59㎝)’가 지금까지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Nude, Green Leaves, and Bust)’를 누르고 역대 최고가로 낙찰됐다”고 밝혔다. 피카소 작품은 지난 201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640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추정가 8000만 달러(900억원)로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뭉크의 절규는 낙찰 예상가 1억 5000만 달러엔 다소 못 미치는 가격이었지만,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이번 뉴욕 행사의 결과는 국제 미술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전 세계 컬렉터와 딜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LA타임스는 경매 상황에 대해 “4000만 달러에 경매가 시작된 지 12분 만에 1억 달러를 호가하며 낙찰됐다”며 “전화로 입찰한 최종 5명의 경쟁자 중 한 명이 뭉크 작품을 결국 품에 안게 됐다”고 전했다. 확인되진 않았지만, 중동 카타르 왕족 중 한명이 이 작품에 특히 큰 관심을 보였다는 루머가 돈 바 있다.

이미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뭉크의 작품은 붉은 하늘에 푸른빛이 도는 다리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양 볼에 손을 괴고 괴성을 지르는 듯한 모습으로 공포와 두려움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의 고난과 부조리, 억압을 담았다고 표현되는 이 작품은 추후 미국 현대 미술을 주도한 ‘팝 컬처’에 많은 영향을 줘 현대 작가 앤디 워홀 등의 작품에 재인용 되기도 했다.

뭉크가 어떤 의도로 이 작품을 완성했는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지만, 다수의 미술 평론가들은 현대인의 고난과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등을 표현했다고 진단한다. 반면, 다른 평론가들은 뭉크의 불우했던 개인사에서 투영된 그림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뭉크의 어머니는 그가 5살 때 결핵으로 사망했고, 그의 누이 소피 역시 14살에 어머니와 마찬가지 증세를 보이며 죽었다. 이상성격자에 정신병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뭉크가 25살 때 생을 마감했는데, 여동생이 정신병원에 수감 된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어린 시절 경험한 가족의 죽음과 공포가 그의 전 생애에 걸쳐 작품의 주제로 녹아들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