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때문에 女心이 소란

  • 송혜진 기자

입력 : 2012.04.24 02:48

홍대서 활동 4인조 인디밴드… '달달한' 연주·가사로 인기음원차트 실시간 1위 올라
"남자가 부르기엔 간지럽다? 순정파 우리에겐 딱인 노래"

요즘 20·30대 여자들, 너도나도 "이 밴드 노래 때문에 마음이 어지럽다"고 고백한다. 서울 홍대 앞에서 주로 활동해온 한 4인조 인디밴드가 뜻밖에도 음원 차트를 뒤흔들고 있다. 이름은 '소란(SORAN)'. 4일 1집 정규 앨범 '내추럴(Natural)'을 내놓자마자 벅스뮤직 등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했고, 5월 12일 열리는 단독 공연 표도 벌써 매진됐다. 항간엔 '제2의 버스커버스커', '십센치(인기 인디밴드)보다 강력한 밴드'란 평가까지 나돌 정도다.

달콤한 연주와 가사가 인기 비결. 타이틀곡 '살 빼지 마요'가 특히 반응이 좋다. '살 빼지 마요. 그대로 있어줘요. 내 눈엔 지금 너무 완벽한 너'라고 노래한다.

19일 이들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보컬과 작곡·작사를 맡은 고영배(29), 베이시스트 서면호(29), 드러머 편유일(27)은 만나자마자 "앨범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기타리스트 이태욱(23)은 현재 공익요원이라 인터뷰에 나오지 못했다.

'소란'은 2009년에 결성됐다. 고영배는 "대학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유학을 갈까 국내에서 활동할까 고민하다 직접 데모 음반을 만들어 여기저기 돌리며 멤버를 모았다"고 했다. 서면호는 다른 밴드에서 록음악을 하고 있었고, 편유일은 재즈 드러머 데이브 웨클(Dave Weckl)을 떠올리게 하는 연주로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은 연주자다. 서면호는 "데모 음반을 듣고 '이 밴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지향하던 화려한 음악과는 방향이 많이 달랐지만 마음을 울리는 노래여서 끌렸다"고 했다.

“아직은 카메라가 영 어색하네요.”‘소란’멤버들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드러머 편유일, 보컬리스트 고영배, 베이시스트 서면호.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처음엔 멤버들끼리 단돈 100만원으로 앨범을 직접 만들어 팔았다. 인기는 두꺼운 냄비를 달구듯 서서히 끓어올랐다. "소란이 노래한다"는 곳이면 어디나 객석이 꽉 찼다. 2011년 인디밴드 최고의 음악축제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어워즈'에서 '최고 신인상'까지 받았다. 편유일은 "작년 4월에 단독 공연을 했는데 관객 모두가 첫 싱글앨범에 있는 노래 '이렇게 행복해'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부르는 걸 보며 놀랐던 때도 있다"고 했다.

정규 앨범 1집 '내추럴'은 라이브 공연에서 다져온 탄탄한 연주에 편안한 노래를 얹었다. '십센치'의 권정열과 함께 부른 '미쳤나 봐', 고영배의 음색이 돋보이는 '벚꽃이 내린다'도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 고영배는 "남자들은 조금 간지러워할 내용도 있지만 우리 밴드 멤버들이 원래 좋아하는 여자에겐 목숨을 거는 순정파라서 이런 노래를 부른다"며 "듣다 보면 연애하는 기분이 절로 들 것"이라고 했다.

"들을 땐 신나지만 다 듣고 나면 가슴이 왠지 아려오는 노래 있잖아요? 부드럽지만 알싸한 봄바람 같은 그런 음악, 들려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