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4.04 09:33 | 수정 : 2012.04.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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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이 ‘청소년 관람불가(만 18살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 예정곡 중 한 곡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곡에서 여성가족부가 문제로 삼은 부분은 ‘내 술이 없잖아’ 등 술과 관련된 구절이다.
4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27일 열릴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는 지난해 8월 여성부가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한 노래 ‘저스트 댄스’가 포함돼 있고, 공연 내용에 선정적인 장면들도 포함돼 있어 ‘청소년 유해’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영등위는 공연 및 영상물의 청소년 유해 여부를 가려 관람등급을 지정한다.
여성부는 지난해 8월 레이디 가가의 ‘저스트 댄스’의 가사가 과도한 음주상태를 표현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했다. 여성부가 문제 삼은 구절은 ‘나 오늘 좀 많이 마신 것 같아’, ‘내 술이 없잖아’ 등이다. 영등위는 이와 같은 여성부의 결정을 반영해 지난달 22일 레이디 가가 공연의 등급을 ‘청소년 관람불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는 영등위의 지난달 결정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잇달았다. “유해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술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문제라는 말인가”, “여성부의 유해물 지정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데, 기준부터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선정적이다 아니다의 기준이 무엇인지 공개하라” 등의 의견이 쏟아진 것이다. 또 배우 유아인씨는 2일 자기의 트위터에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 가지 못하는 10대들에게 유해함과 선정성에 관한 납득 가능한 기준과 근거가 제시되었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레이디 가가는 3일 자기의 트위터에 “공연을 보기 원하는 미성년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는 모든 한국 성인에게 감사한다”며 “한국 정부가 마음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