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21 23:27
올 공연 일정 대폭 줄어… 국립단체로 구겨진 체면
국립오페라단(단장 김의준)이 창단 5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얼마 전 공개한 올해 공연 일정은 초라하기만 하다. 다음 달 3~6일 푸치니의 '라 보엠'을 정명훈의 지휘와 서울시향의 연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그나마 50주년의 생일상에 걸맞아 보일 뿐, 10월 비제의 '카르멘'과 11월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에 그쳐서 공연 편수와 횟수는 대폭 줄었다. 오는 6월 창작 오페라 갈라와 12월 오페라 갈라로 공연 횟수를 늘렸지만, 올해 작품 3편 연간 공연 17회에 그치고 있다. 2010년의 작품 8편 43회, 지난해의 7편 37회에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특히 2010년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와 지난해 프랑스 작곡가 풀랑크의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같은 한국 초연이 사라지고, 인기작 위주로 후퇴한 것도 새로운 레퍼토리 발굴이라는 국립 예술 단체의 역할과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0년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와 지난해 프랑스 작곡가 풀랑크의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같은 한국 초연이 사라지고, 인기작 위주로 후퇴한 것도 새로운 레퍼토리 발굴이라는 국립 예술 단체의 역할과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5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이 초라한 생일상을 내놓은 건, 결국 사고 수습과 예산 문제 때문이다. 국고 지원이 지난해 54억원에서 올해 43억원으로 줄면서, 지난해 76억원에 이르던 사업비도 55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지난 2007년 '라 보엠' 공연 당시 일어났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사건으로 인한 수리비 가운데 48억원을 보험회사에 지급하라고 대법원이 판결하면서 국립오페라단으로서는 시름이 겹쳤다. 국립오페라단의 한 직원은 "오페라 '라 보엠' 공연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라 보엠' 화재 사건의 뒤처리를 해야 하는 셈"이라며 한숨 쉬었다. 김의준 단장은 "장기적으로 내다보면서 작품 선정이나 출연자 섭외를 하고 싶지만, 당장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보니 여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