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향악단들 음반작업 활발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2.03.11 23:15

수원시향·강남심포니, 베토벤·브람스 담아내

시카고 심포니와 런던 심포니처럼 화려한 자체 음반 레이블은 기대하기 어렵다. 서울시향처럼 세계적 음반사와 손잡고 녹음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조건을 딛고 국내 교향악단들이 활발하게 음반을 내놓으면서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수원시향(상임지휘자 김대진)은 최근 베토벤의 교향곡 2번과 5번을 음반(소니클래시컬)으로 펴냈다. 지난해 12월 고양아람누리에서 이틀에 걸쳐 연주한 것을 녹음한 것이다. 올해 그래미상을 수상한 엔지니어 황병준이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수원시향 상임지휘자 김대진(사진 왼쪽)과 강남 심포니 상임지휘자 서현석.

지난 2010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렵한 템포를 살리고 있는 데다, 음반을 통해 드러나는 앙상블도 탄탄한 편이다. 특히 교향곡 2번 4악장 말미에서는 시종일관 가속도를 높여가며 몰아붙이는 청각적 쾌감이 쏠쏠하다.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상임 지휘자 서현석)도 브람스 교향곡 전곡(4곡)을 음반 4장(C&L뮤직)으로 담아냈다. 2006년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 음반 완성에 이은 두 번째 장정(長征)이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묵묵히 녹음에 매달린 뚝심과 성실성이 빛난다. 다만 팀파니의 고통스러운 연타로 시작하는 교향곡 1번의 1악장 도입부터 굴곡을 깎아서 만든 듯, 다소 인위적으로 매만진 사운드는 '옥에 티'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