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미술토크] 풍선처럼 부풀려진 그림, 페르난도 보테로

  • 조선닷컴 아트N

입력 : 2012.02.11 10:38

 
산에서의 소풍
페르난도 보테로는 유명한 화가일까요? 또 대중적으로 성공한 화가일까요?
두 가지 모두 해당됩니다. 그는 매우 유명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화가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짐작 하셨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의 그림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고 게다가 즐거워집니다. 그리고 어떤 심각한 주제를 담고 있지 않기에 머리가 아프지도 않습니다. 대중적인 요소를 두루 다 갖춘 셈이죠.

그러다보니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그의 그림은 사랑 받습니다. 그래서 그는 파리, 모나코, 뉴욕, 이탈리아, 멕시코, 콜롬비아 등 여러 곳에 자신의 집과 작업실을 두고서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고, 판매를 합니다.

특히 그의 그림은 악평에 매우 강합니다. 이유는 미술전문가들이 비평을 하기도 전에 대중들이 먼저 좋아하니, 평론가들도 말을 아끼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그의 작품은 20세기 그 어떤 사조에도 포함시키기 어렵습니다. 비교할 다른 그림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영부인
페르난도 보테로 스스로는 자신의 작품이 '후기추상구상주의'에 속한다고 하지만 그 사조에 속하는 화가는 보테로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테로 자신이 만들어낸 사조이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페르난도 보테로는 독특한 자신의 표현방식 하나로 완벽하게 성공한 화가입니다.

그렇다면 페르난도 보테로는 어떻게 그런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의 출신지는 콜롬비아 메데인이라는 곳입니다. 그곳은 예술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죠. 아름다운 곳이기는 했지만 1900년대 초에는 범죄와 폭력이 난무했다고 합니다.

콜롬비아의 무도회
그래서 그림을 좋아했던 보테로는 자신의 그림을 팔아 유럽으로 갈 여행경비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20살에 도착한 바르셀로나에서 처음으로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작을 접할 수 있었고 큰 감명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연구하기 시작하죠.

그 거장들은 바로 벨라스케스, 루벤스, 티치아노, 고야 같은 고전의 화가들입니다. 당시는 추상이 유행하고 팝아트가 유행하던 때였지만 보테로는 그것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미술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루벤스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풍만함과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무심함에 매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풍만함은 보테로의 고향인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건강과 풍요, 생의 기쁨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보테로는 후에 자신고향의 풍경들을 그만의 스타일로 그려 가기도 합니다.

결국 페르난도 보테로는 유럽과 미국미술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고전 작품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해석하여 그것을 라틴 아메리카의 전통과 접목시켜 독특한 표현방식을 완성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성공을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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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서정욱 갤러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