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지존 "잠실을 눈물바다 만들겠다"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01.26 03:07

'닥터 지바고' 연출 맥아너프
카리스마 연출가의 작품 사랑 - 역사소설 아닌 사랑 이야기, 스토리 정하는데 1년반 걸려
베테랑 연출가의 한국 사랑 - 軍경험있는 출연진 실감연기… 가족같은 분위기에도 감동

'뮤지컬 지존' 조승우는 '닥터 지바고'에 합류하며 "잠실에 러시아를 데려오겠다"고 했다. 브로드웨이에서 날아온 연출가는 아예 "잠실을 눈물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닥터 지바고(이하 지바고)'의 연출자 데스 맥아너프(60)를 지난 24일 공연장인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났다. 그는 "'지바고'는 어려운 역사 소설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한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라며 "6·25 전쟁의 상흔을 기억하는 한국 관객이라면 전쟁을 통과하며 온몸으로 사랑을 겪는 주인공들에 크게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맥아너프는 뮤지컬 '빅 리버'(1985)와 '후즈토미'(1993)로 두 차례나 토니상 연출상을 받은 브로드웨이 베테랑이다. 그가 연출한 '저지보이즈'는 2006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그는 "10여년 전 걸려온 전화가 '지바고'와 나를 묶어줬다"고 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작곡가 루시 사이먼이었다. 그래미상을 두 차례 수상한 루시는 '지바고' 원작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1년간 동거 후에도 결혼 얘기가 없던 애인이 영화 '지바고'를 본 후, '나는 바보같은 지바고처럼 연인을 떠나보내지 않겠다'며 청혼했다고 한다.

루시 사이먼의 적극적 제안에 맥아너프는 흔쾌히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원작(1957년작)이 워낙 방대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쳐 볼셰비키 혁명을 지나 스탈린 독재까지, 격동하는 러시아를 2시간30분에 담아야 했다. 맥아너프는 "책의 어느 부분을 넣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만도 18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격론 끝에 "세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고,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5명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바고'는 지난해 2월 19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해 7개월간 3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미국의 아니타 왁스만, 호주의 존 프로스트, 한국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신 대표는 그의 뮤지컬 '드림걸즈'를 인상깊게 본 아니타 왁스만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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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닥터 지바고’연출가 데스 맥아너프는“가슴 아픈 사랑을 담은‘지바고’는 관객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맥아너프는 지바고 역을 맡았던 주지훈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대해 "배우가 목소리나 건강 때문에 그만두는 것은 뮤지컬 업계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지바고 역을 단독으로 하게 된 홍광호를 두고 "연출의 지시를 순식간에 파악하고 흡수하는 뛰어난 배우"라며 커다란 신뢰를 표시했다.

"지난번 연습 때 매우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지시를 했어요. 여주인공 라라를 원하지만 보내야 하는 고통을 잘 숨기면서 관객이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죠. 마침내 라라가 무대를 떠나는데, 홍광호씨의 연기를 본 한 직원의 눈물이 터지려고 하더군요" 그는 "조승우씨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며 "벌써부터 성실하게 연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와 작업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새로운 흥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쟁 장면이 특히 실감 날 것으로 기대된다. "배우들이 다들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제가 봐도 실제 장면처럼 무서웠답니다."

그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뜨거운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녔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국 뮤지컬 제작진은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저까지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다른 어느 곳에 가도 한국처럼 열정적인 뮤지컬 제작진을 보기 어려워요. 라라 역을 함께 맡은 두 여배우가 가족처럼 서로 아껴주고 도와주는 분위기에 놀랐어요. 그런 모습을 브로드웨이로 가져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