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마이' 박광정 그를 기억하며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01.25 23:33

4년전 폐암 사망 배우·연출가… 그의 작품 '서울노트' 재공연

지난 2004년 배우 박광정이 연출한‘서울노트’포스터.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간이 쌈마이인데, 연기가 니마이면 뭐하냐!"

실생활이 쌈마이(3류)면서 화면에서만 니마이(2류)라는 건 위선이라고 일갈했던 사나이, 사람이 먼저 되자고 외쳤던 배우이자 연출가, 고(故) 박광정을 기억하는 이들이 뭉쳐 추모 공연을 올린다.

2008년 마흔여섯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박광정의 선후배와 동료가 함께 그의 연출작 '서울노트'(연출 성기웅)를 재공연한다. 그가 설립한 극단 파크에서 2003년 초연한 작품으로,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원작을 서울을 무대로 다시 꾸몄다. 제3차 세계대전 후 서울의 미술관에서 만난 이들이 각자 품은 사연을 조금씩 드러내며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박광정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 '하얀거탑', 영화 '명자 아끼꼬 쏘냐' '넘버3' '물고기자리' 등에서 작품을 빛나게 하는 조연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더 오래 머문 곳은 연극이었다. 1992년 연극 '마술가게'로 제29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연출가상을 받은 그는 군더더기 없는 극적 구조 안에 눈물과 웃음을 함께 보여줬던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서울노트'는 그가 운영했던 서울 종로구 동숭동 정보소극장에서 내달 2~12일 공연한다. 연기자인 부인 최선영씨를 포함해 배우 최용민, 권해효, 김중기 등 24명이 출연한다. 모두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8일 공연 후에는 원작자 히라타 오리자와 관객 간의 대화 시간이 있다. (02)762-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