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묵직하다 어른을 위한 헨젤과 그레텔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2.01.11 23:38

경기도문화의전당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년공연

오는 14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열리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구자범)의 신년음악회는 쳄린스키의 교향악적 환상곡 '인어공주'와 훔퍼딩크의 동화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모음곡으로 꾸며진다. 이 두 곡은 동명의 동화를 줄거리로 삼고 있지만 장중한 스케일의 대편성 사운드가 주는 무게감이 곁들여져 어른이 감상하기에 더 알맞은 작품. 이번 음악회의 주제가 '바그너의 후예들이 들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이유다.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Zemlinsky·18 71~1942)는 서른한 살이던 1902년 생애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사랑하는 여인 알마 쉰들러가 당대 최고의 음악가인 구스타프 말러와 결혼한 것이다. 쳄린스키는 쓰라린 실연의 상처를 '인어공주'에 투영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씨는 "'인어공주'의 마지막 악장은 슬픔으로 시작한다"면서 "쳄린스키는 악장 첫 페이지에 '고뇌로 가득한 표정을 살려'라는 독특한 악상 지시어를 추가해 인어공주의 슬픔을 얼마나 절실하게 표현해야 하는지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겔베르트 훔퍼딩크(Humper dinck·1854~1921)의 '헨젤과 그레텔'은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이지만 독일 음악 특유의 탄탄한 구성미를 자랑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형종씨는 "원래 관악기를 2대씩 배치하는 2관 편성이지만 4대의 호른과 3대의 트럼본을 사용해 후기 낭만주의의 크고 극적인 음색을 잘 보여준다"면서 "그만큼 연주하기 쉽지 않지만 독일에서 배우고 그곳 오페라하우스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지휘자 구자범과 잘 어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14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031)230-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