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대의 비밀] 조명 아닌 400㎏짜리 형광등 240개… 특제 점화장치로 깜빡임 없이 휘영청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01.11 23:21

'맘마미아'의 달

뮤지컬 '맘마미아!' 관객은 휘영청 밝은 달빛의 인사를 뒤로하고 극장을 나서게 된다. 주인공 소피와 남자친구 스카이가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하늘에 걸린 달은 어떻게 그토록 크고 환하게 빛나는 것일까?

달의 탄생은 1999년 영국 런던 초연팀의 고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작진은 두 연인이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달이 최대한 크고 깨끗하고 밝아야 했다.

뮤지컬‘맘마미아!’의 마지막 장면. 달을 최대한 밝고 환하게 보이기 위해 조명으로 쏘지 않고 형광등으로 밝혔다. /신시컴퍼니 제공

대부분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는 조명을 달처럼 둥글게 무대에 쏜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관객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달빛으로 부족했다. 아이디어는 무대 디자이너 마크 톰슨이 냈다. "형광등으로 밝히면 되겠어!" 수차례 시도 끝에 제작진은 형광등 240개를 동원해 지름 6m70㎝, 무게 400㎏에 달하는 거대한 달을 만들어냈다.

형광등을 쓰니 밝기는 해결됐으나, 깜박임이 문제였다. 지금이야 형광등도 한 번에 불이 들어오지만, 당시만 해도 몇 번은 깜박여야 들어왔다. 결국 당시로써는 상당히 획기적인 발라스트라는 동시 점화 장치를 붙였다. 형광등마다 수명이 다른 것도 골치였다. 어느 한 개가 먼저 빛을 잃으면 태양의 흑점처럼 표면에 어두운 지점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격론 끝에 매번 공연 직전에 달을 켜보고 점검하는 '달 담당'을 따로 두게 됐다. 달 표면으로는 플렉스 플라스틱 스크린을 썼다. 영화 스크린으로 주로 쓰이는 재질이다. 달 뒤에 붙은 형광등 그림자가 비치지 않도록 깨끗하고 균일하게 빛을 퍼뜨리기 위해서였다. 국내 제작사인 신시컴퍼니의 유석용 기술감독은 "초연팀이 구매할 무렵에는 5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스크린이었다"고 귀띔했다. 현재 가격은 800만원 정도.

이토록 애지중지해 준비한 달이건만, 공연장 사정으로 뜰 수 없었던 시기도 있었다. 2009년 6~7월 국립극장 공연 때는 달이 떠올라야 하는 위치에 거치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조명으로 쏴서 만들었다고 한다.

▲뮤지컬 '맘마미아' 2월 26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