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이 번쩍, 귀가 쫑긋거릴 무대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01.03 03:06 | 수정 : 2012.01.03 18:11

올해 공연 기대작 베스트 7 - 브로드웨이 히트작 '위키드', 드라마서 뮤지컬로 변신한 '파리의 연인' 등 잇따라 초연

2012년은 뮤지컬·연극·무용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브로드웨이의 역사를 새로 쓴 뮤지컬 '위키드', 천년의 이야기 보고(寶庫) '삼국유사' 등 명성만 익숙했던 작품을 눈과 귀로 만나볼 수 있다. 분야별 전문가 30명의 추천을 받아 가장 기대되는 7개 작품을 국내 초연작 중심으로 소개한다.

뮤지컬

브로드웨이의 온갖 기록을 갈아치운 초록 마녀가 날아온다. 2003년 개막 후 '브로드웨이 최대 블록버스터'(뉴욕타임스)로 등극한 '위키드'의 오리지널 투어팀이 오는 6월 한국을 찾는다(한남동 블루스퀘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대 주간 매출(222만8235달러, 약 26억원)을 거뒀으며, 2011년 11월 현재 누적매출 25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대작이다. 공연의 메카에서 공전의 수익을 올린 작품이 국내에서 과연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지가 올해 최대 관심거리.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악하게만 나왔던 서쪽 마녀가 세상의 오해에 시달리는 영민한 소녀로 그려진다.

오는 6월 국내 초연하는 브로드웨이 최대 히트작‘위키드’의 오리지널 투어팀 공연(왼쪽)과 채플린의 손녀 오렐리아 티에리(오른쪽) 주연으로 10월 초연하는 마임극‘속삭이는 벽’. /Photo of Zemma Rix and Suzie Mathers with the Australian tour ensemble by Andrew Ritchie·LG아트센터
브로드웨이를 떠나 빛의 속도로 국내에 들어오는 작품은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3월 28일부터 블루스퀘어)'이다. 미국에서 지난해 4월 개막, 막을 내린 지 불과 석 달밖에 안 된 최신작을 만날 수 있다. 2002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에서 등장한 프랭크 아비게일 주니어의 신출귀몰한 사기 행각이 얼마나 화려한 쇼뮤지컬로 변주될지 주목된다. '잭더리퍼' '삼총사'로 흥행에 성공한 엠뮤지컬컴퍼니에서 만든다.

창작 초연작 중 최대 화제작은 드라마로 크게 성공했던 '파리의 연인'(3월부터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최근 시연에서 호평받았다. 파리의 무도회 장면이 서정적인 노래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넥스트 투 노멀'을 만든 제작사 뮤지컬해븐과 CJ E&M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였다.

14년 만에 내한하는 세계 정상의 현대무용단‘램버트 댄스 컴퍼니’의 최신작‘일곱은 비밀’의 한 장면. 아이의 천진함을 시적인 몸짓으로 표현했다. /LG아트센터 제공
연극

국내 연극계 대표 작가와 연출가가 뭉친 '삼국유사' 시리즈(4월 6일~12월 9일·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등)는 한국적 신화에 현대적인 상상력을 덧입힌 국립극단의 야심작이다. '템페스트'를 연출한 오태석의 '마늘과 쑥'을 시작으로, 양정웅 연출의 '낙화'까지 여섯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편지 한 통이 드러낸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의 심장을 부여잡았던 영화 '그을린 사랑'(2011년·드니 빌뇌브 감독)은 영화가 연극으로 변신하며 상승하는 극적인 온도의 최고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치밀한 상상력으로 이름난 김동현이 연출을 맡고 명동예술극장이 제작·공연(6월 5~24일)한다. 찰리 채플린의 딸이자 극작가 유진 오닐의 손녀인 빅토리아 채플린(60)이 연출하고, 채플린의 손녀인 오렐리아 티에리(40)가 주연한 마임극 '속삭이는 벽'은 채플린 가문의 예술적 핏줄을 확인할 기회다(10월 18~20일·LG아트센터).

무용

이사도라 덩컨·머스 커닝엄 등 거쳐간 무용가만으로도 20세기 무용사를 쓸 수 있는 세계 정상의 현대무용단 램버트 댄스 컴퍼니(9월 20~21일·LG아트센터)가 14년 만에 내한한다. 디자인·심리학·과학을 도입한 안무로, 눈뜬 채 꿈꾸는 듯한 환상적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