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헌신 배우본분, 제 좌우명"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1.12.16 23:48

[주말을 이 사람과] '영웅' 美 공연 성공… 국내서 앙코르 정성화
"안중근역 더블 캐스팅 조휘씨는 뛰어난 배우, 중저음이 참 아름다워"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아이돌이라도 뜬 줄 알았다. 지난 6일 오후 11시 30분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늘어선 20, 30대 관객의 긴 줄은 좀체 줄어들지 않았다. 줄 끝 탁자에 앉은 이는 이날 재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영웅'의 주연 정성화(36·사진). 10분으로 예정됐던 사인회는 40분이 넘게 이어졌다.

이날 공연은 지난여름 뉴욕 공연을 마친 후 첫 무대였다. 8월23일~9월3일 링컨센터 공연은 제작비 부담이 커 전회가 매진돼도 100만달러 손해 보는 공연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속한 태풍이 그것도 하필 주말에 몰아쳤다. 4회 공연이 취소됐다. 정성화는 "그래도 한국 뮤지컬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데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브로드웨이 화제작인 '스파이더맨: 턴오프더다크' 등을 봤다. 볼수록 우리나라 뮤지컬의 힘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주조연을 받쳐주는 앙상블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평했다. "브로드웨이 앙상블은 훌륭하긴 한데 인간적인 맛이 떨어지더라고요.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보듬어주는 에너지가 강하거든요. 더 열정적이고."

그는 안중근을 연기할 때 '옆집 아저씨'를 생각한다. "영웅이라고 해서 밥 먹을 때도 눈 치켜뜨고 먹는 게 아니니까요. 영웅은 결과론적인 평가일 뿐이죠. 내 옆집에 사는 사람이 영웅이라면 어떤 사람일지를 생각하면서 연기해요. 그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일 테니까요." 극 중 대사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본뜬 '공연헌신 배우본분'이 그의 좌우명이다. "값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료가 제게 가진 믿음에 대한 값을 하고, 제작자가 제게 준 개런티에 값을 하는 배우가 돼야죠."

그는 신중하고 진지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음…" 하고 한 박자 곰곰이 생각했다. 새벽 1시가 넘어 인터뷰를 마치려는데 그가 "잠깐만요!" 하면서 붙잡았다. "꼭 해야 할 얘기가 있어요!" 그가 자랑을 시작했다. 본인 자랑이 아니고 동료 자랑. "이번에 저하고 안중근을 번갈아 하게 된 조휘씨가 참 뛰어난 배우예요." 그는 눈에 힘을 불끈 주면서 "조휘에 대해 상당히 기대해야 한다고 꼭 써달라"고 했다.

▶'영웅'은 2012년 1월7일까지 국립극장, 1월14일~2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02)2250-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