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2.14 23:50
[전문가 50인이 본 공연계]
뮤지컬은 조승우·정선아… 연극에선 이남희 돋보여
본지가 공연계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연출 한태숙, 8표)가 명동예술극장이 제작·공연한 '우어파우스트'(연출 다비드 뵈시)를 1표 차로 제치고 올해의 연극에 뽑혔다. '광화문연가'는 10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7표를 얻은 '넥스트 투 노멀'이 뒤를 이었다.
'우어파우스트'는 괴테가 쓴 '파우스트' 초고를 말한다. 연극은 우리가 아는 파우스트의 원형을 바탕으로, 25세 청년 괴테의 웅혼한 정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감각적이면서도 꿈꾸는 듯한 느낌으로 무의식을 건드린다"(박정희)는 평이었다.
올해 최고의 남자 연극 배우로는 우어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를 열연한 이남희(6표)가 꼽혔다. 이남희는 "악마적이고 교활한 속성을 개성적으로 잘 소화했다"(김미도)는 평. '됴화만발'의 박해수는 5표를 얻었다. '3월의 눈'에 출연한 원로배우 장민호를 꼽은 전문가도 3명이었다. "연기하는 듯 안 하는 듯 연기가 성립되는 원숙한 경지를 보여줬다"(김방옥)는 찬사였다.
올해 연극계에는 두드러지는 여배우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여배우가 돋보일 만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주목할 만한 여배우로 '우어파우스트'에서 그레트헨으로 나왔던 장지아(3표)가 꼽혔다.
뮤지컬 '광화문연가'(연출 이지나)는 창작뮤지컬로도 흥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작품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상업예술인 뮤지컬에서 이 정도 흥행은 의미가 크다"(원종원), "음악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했고, 관객층이 다양했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설도윤)는 추천을 받았다.
지난달 초연 개막한 '넥스트 투 노멀'은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밀도 높은 드라마를 음악적으로 잘 풀어냈다"(박병성), "이제까지 뮤지컬과는 다른 주제와 음악을 보여줬다"(고희경)는 이유였다.
뮤지컬 남자 배우로는 조승우가 압도적인 지지(14표)를 받았다. '지킬앤하이드'의 흥행 폭풍을 '조로'로 이어간 그는 "천재" "절대 독주"라는 찬사를 얻었다. "뮤지컬 배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배우"(이유리)라는 평도 있었다. 박은태(햄릿)와 김우형(지킬앤하이드)이 각 4표를 얻었다.
여자 뮤지컬 배우로는 정선아(12표)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아이다의 암네리스 역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과시했다"(이종규)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송승환)는 평가였다. 최근 연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는 점에서 옥주현을 꼽은 이도 5명이었다.
●설문 응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 고희경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구히서 평론가, 김명화 평론가, 김문정 음악감독, 김미도 평론가,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 김미혜 평론가, 김방옥 평론가, 김병석 CJ E&M 음악공연사업부문 대표, 김석홍 구로아트밸리 문화사업팀장,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은 아담스페이스 실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 서재형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송승환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송한샘 쇼팩 대표,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심재찬 국립극장 사무국장,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 양정웅 연출가,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왕용범 연출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윤호진 에이콤 대표, 이규석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 이종규 인터파크INT 공연사업본부 본부장,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이지나 연출가, 이한승 극단 실험극장 대표, 이현일 엠뮤지컬컴퍼니 회장, 이현정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장, 임영웅 연출가, 장성희 평론가, 전정옥 평론가, 정현욱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조광화 연출가, 조용신 연출가,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 조형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 지혜원 공연칼럼니스트, 최정임 정동극장 극장장, 허순자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