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그의 아들들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1.10.06 03:20 | 수정 : 2011.10.07 11:33

제4회 국제 바흐 페스티벌

피에르 앙따이 /한양대 음악연구소 제공
악기 개량이 진행 단계에 있던 17세기. 지금의 피아노를 대신해 음악회를 누볐던 오르간과 쳄발로는 거칠지만 다층적인 음색이 고(古)음악과 잘 맞아떨어졌다.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였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수많은 곡을 남겨 '음악의 아버지'라 불렸고, 그의 죽음과 함께 바로크 음악도 시대를 마감했다.

오는 23~31일 금호아트홀과 세종체임버홀 등에서 한양대 음악연구소(소장 권송택 교수)가 펼치는 '제4회 국제 바흐 페스티벌'은 바로크 음악의 정수인 바흐의 작품을 들을 수 있는 바로크 성찬이다. 올해의 주제는 '바흐와 그의 아들들'.

평생 교회에 머물며 오선지만 바라봤던 바흐는 나서는 걸 꺼리는 성품 때문에 사후 빠르게 잊혀 갔다. 장남인 빌헬름 프리드만은 탁월한 오르가니스트였지만 힘겨운 삶을 살았고, 차남인 칼 필립 엠마누엘은 아버지만큼 거대한 작품을 남기진 못했지만 명성은 아버지보다 높았다. 막내아들인 요한 크리스찬은 독일을 벗어나 영국에서 오페라 작곡가로 사랑받았다.

이번 페스티벌은 아버지로부터 음악교육을 받았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산 아들들 작품까지 두루 연주한다. 23일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다수 우승한 볼프강 체어러(Zerer)가 독주회로 막을 열고, 고음악계 스타 쳄발리스트 피에르 앙따이(Hantai)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26~27일 이틀에 걸쳐 실연한다. 29일에는 '바흐와 그의 아들들'에 대한 국내외 학자 6명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바흐 콜레기움 서울'의 연주로 31일 막을 내린다. (02)2250-1512

앞서 오는 16일 오후 5시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선사하는 바흐를 들을 수 있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명문 악단 베를린필(지휘 사이먼 래틀)에서 활동하는 현악 단원들이 1995년 손잡고 만든 일종의 독립 악단. 바로크 시대의 재현 악기와 활을 사용해 당시의 음악정신을 현대의 청중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2005년 바흐의 칸타타 녹음으로 그해 그래미상을 수상했을 만큼 17~18세기의 작품 해석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에도 바로크라는 성격에 맞게 바흐의 '푸가의 기법' 1·9번과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콘체르토', 비발디의 '사계' 등을 골랐다. '사계'의 바이올린 솔로 부분은 2009년 9월부터 베를린필의 제1악장을 맡고 있는 일본인 연주자 가지모토 다이신이 소화한다. (053)668-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