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개념' 벽에 붙여놓고 미술!

입력 : 2011.09.19 23:41

텍스트로 작업하는 개념미술가들

사물을 이미지로 재현하는 대신 단어나 문장 등의 텍스트를 이용해 미술 작업을 하는 것은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가장 큰 흐름을 이루고 있는 '개념미술(conceptual art)'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개념미술가들은 미술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작가의 아이디어일 뿐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정아 KAIST 교수(서양미술사)는 "미술에서 개념 자체가 중시되다 보니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인 텍스트 자체가 미술이 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셉 코수스의 1967년작‘아이디어로서의 아이디어로서 의 미술(Artas Idea as Idea)’.

대표적인 작가는 미국 작가 조셉 코수스(Kosuth·66)가 꼽힌다. 작품의 기본적 요소로 언어를 중시했던 코수스는 '미술', '의자'를 비롯한 여러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벽에 붙여놓고 '미술'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미국 작가 로렌스 와이너(Weiner·69)는 자신의 작업을 '텍스트를 재료로 한 조각'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창고 건물 외벽과 맨홀 뚜껑 등에 텍스트를 타이포그래피처럼 적어 작업한다. 미국 여성 작가 바버라 크루거(Kruger·66)는 사진과 그에 어울리는 텍스트를 결합해 작업하며, 영국 여성작가 트레이시 에민(Emin·48)은 네온을 이용해 짧은 단어나 문장을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