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어파우스트'… 인간 존재와 목적을 향한 대서사시

  • 성남아트센터 월간 '아트뷰'
  • 글=최윤우 공연 칼럼니스트

입력 : 2011.08.30 09:42

한 인간의 일생을 넘어 인간의 존재와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루고 있는 '파우스트'. 그것은 '파우스트'가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닌, 인간 존재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인간을 악의 구렁텅이로 유혹해 파멸시켜보겠으니 내기를 하자고 조른다. 신은 모든 것을 악마의 뜻에 맡긴다. 인간이 노력하는 동안 '혼돈의 위험성'은 있지만, 올바른 길을 잃지 않는 '선한 본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신과 악마, 선과 악, 건설하는 힘과 파멸하는 힘 간의 싸움이 시작되고, 어느 것이 이기느냐 하는 문제를 둘러싼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여러 학문을 통하여 우주의 지배 원리를 깨닫지만, 백발의 노인이 된 후, 이러한 학문들의 부질없음에 회의를 느끼고 목숨을 끊으려 했던 파우스트, 그의 앞에 나타나 젊음과 영혼의 거래를 제안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는 1774년에 집필을 시작해 1831년에야 비로소 완결된 괴테의 역작으로 명작의 반열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파우스트'의 초고 격인 '우어파우스트'는 괴테가 스물다섯에 쓴 작품으로 '파우스트의 비극'과 '그레첸의 비극'을 중심축으로 파우스트의 학자적 절망과 순진한 처녀 그레첸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무엇보다 방대한 분량과 철학적인 내용으로 쉽게 접하지 못했던 '파우스트'와 달리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고, 지문이 존재하지 않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더 자유로운 상상력, 다양한 접근과 해석,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이러한 장점은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고전 작품을 영상, 음악 등을 활용해 현대적 무대로 선보여온 독일 현대 연출가 다비드 뵈쉬와 만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파우스트'를 연출한다. 특히 메피스토, 바그너, 발렌틴, 스튜던트라는 인물에 역사와 성격을 부여해 캐릭터를 강화하고 인물의 관계를 부각시켜 한 인물에만 집중되어 있던 기존의 작품과는 달리, 모든 배역이 균등하게 존재하게 만들었다. 또한 서술적이고 설명적인 전개를 뒤로하고 장면 구성과 배우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과 좀 더 가까운 소통을 구현하고 있다.

'우어파우스트'는 논리성을 확보하고, 장면의 연결 방법, 시간과 공간의 구성, 산문과 운문 등 사용 언어 등을 수정하면서 완성해낸 '파우스트' 창작의 근원을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대자연과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자 했던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인생이 담겨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학문의 부질없음에 절망한 학자이자 쾌락을 통해 한 여인을 파멸로 이끈 파우스트 역은 배우 정보석이, 파우스트와 대적하며 폭력적인 악마성과 절망을 지닌 메피스토 역은 배우 이남희가 열연한다. 배우 정규수가 바그너 역을 맡아 묵직하면서도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information
일시  9월 3일~10월 3일 평일 17시 30분 / 토・일・공휴일・9월 20일 15시(수 / 9월 12일 쉼)
장소  명동예술극장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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