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8.31 09:14
김선휘, 폭력의 놀이
사진이 모티프가 되었지만 다양한 사이즈와 기법으로 발전된 김선휘 작가의 작업을 통해 회화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감지할 수 있다. 동일한 소재를 그리기는 하지만 기존의 인상파 화가들이 행했던 연작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다. 작가는 폭력일지도 모르는 텅 빈 캔버스 앞에서 오랜 시간 대면하면서 그리고 또 그린다. 그렇게 끊임없이 회화를 추구하는 과정을 통해 회화에 대한 여러 방법론을 실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지금 제가 생각하는) 인간성을 유지하는 한 회화는 존재할 겁니다. 복제기술의 발달과는 별개로. 화가는 눈과 손으로 작업한다는 것이 회화의 근본적인 구조이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각, 감정, 정신, 그리고 습관과 취향까지도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 점이 회화를 매우 관능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화가는 화면 속에서 발가벗겨지게 되는 것이죠. 화가가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회화의 매력을 논하는 김선휘 작가의 말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회화가 사진보다 더 솔직하게 느껴진다. 화가의 모든 것이 담겨지는 그리기. 그 역시 솔직하게 자신을 토해내면서 회화 앞으로 좀 더 다가가고 있다. 조심스럽게 내딪은 첫 발이 더욱 의미 있고 깊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