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쳤다, 마술계 아이돌

  • 허윤희 기자

입력 : 2011.08.21 22:57

이은결 지휘 아래 팀 만들어

차세대 마술사 4인방이 팀을 결성했다. 이름은 '이스케이프'. 자칭타칭 '마술계의 아이돌'이다. 각자 2002~2003년 데뷔해 활발히 활동해오던 노병욱(여·29), 조성진(26), 한설희(22), 이훈(20)이 국내 대표 마술사인 이은결(30)의 지휘 아래 뭉쳤다. 이은결은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이들의 첫 합동무대에서 매직프로듀서 겸 연출, MC를 맡아 지원 사격에 나선다.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 4인방이 모였다.

차세대 마술사 4인방이 결성한 마술 그룹‘이스케이프’. 왼쪽부터 이훈, 조성진, 한설희, 노병욱.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한설희 중학교 때 TV에서 생활마술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보고 푹 빠졌어. 그때까지만 해도 마술 하면 명절 때 노신사가 터번 쓰고 나와서 중후하게 쇼하는 건 줄 알았는데.

노병욱 난 방송 리포터로 이은결씨 인터뷰하러 갔다가 졸지에 마술사가 됐지 뭐야. '여자 마술사 하면 잘할 것 같다'고 적극 권유하더라고.

이훈 초등학교 5학년 때 짝꿍한테 처음 동전 마술을 배웠어. 열여섯 살 때 집안이 굉장히 어려워졌는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월드매직 대회에 나가서 청소년 부문 그랑프리를 탔어. 덕분에 최연소 마술사라는 타이틀도 얻고 방황도 끝냈고.

조성진 난 가장 좋아하는 마술 때문에 마술을 못하게 될 뻔했어. 고등학교 때 무대에서 선배 마술사를 보조하다가 폭약이 튀어 오른쪽 손가락을 절반 이상 잃었지 뭐야. 다 포기할까 했지만 이제는 '한 손 마술사'가 오히려 내 트레이드가 됐잖아.

여자 마술사라 그런지 좀 다르게 보는 게 불만이야. 지금도 내가 무대에 오르면 마술사 돕는 '미녀'인 줄 안다니까. 군부대에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환호성을 질러대니까 뭘 할 수가 없어.

내가 장애인이라 유독 장애인 초청 무대에 많이 서는데 한번은 어항 마술을 보여주면서 "앞에 있는 투명 물이 보이죠?" 했더니 대답이 없어. 관객 중 100명은 시각 장애인, 100명은 청각 장애인이었던 거야. 물론 마음으로 많이 호응해주셨지만, 정말 당황했어. 그 공연은 질문에 답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포인트였거든.

마술은 늘 혼자 하니까 외로운데 함께 하니까 정말 좋아. 함께 마술을 짜니까 폭도 넓어지는 것 같고. 진부한 마술쇼에서 '탈출'해보자. 우리 팀 이름 '이스케이프(Escape)'처럼.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극 형식으로 보여주는 거지. 이번 무대의 콘셉트가 '마술 비법 대공개'잖아. 마술사들이 무대를 기획·구상하고 연습하는 과정을 마술을 통해 보여주는 거야. 단, 트릭은 빼고!

▶'이스케이프' 매직 콘서트=9월 2일~10월 3일 영등포 타임스케어 CGV 팝아트홀. 1588-0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