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8.01 00:03
[리뷰] 모비딕
성난 모비딕이 배를 향해 돌진해왔다. 간결한 동선으로 바빠지던 배우들도 끓어올랐다. 고래잡이배의 최후를 기록하는 해설자 이스마엘(신지호)은 두 주먹으로 피아노 건반을 눌러댔다. 탈진이다. 눈앞에 나타난 모비딕은 덩치 큰 더블베이스. 흰 옷 입은 연주자가 고래의 거친 숨소리를 들려줬다. 절규하는 듯한 울음이었다.
'모비딕'(연출 조용신·사진)은 창작 뮤지컬이 가보지 않은 항로를 보여줬다. 원작 소설을 각색하고 음악(작곡 정예경)을 붙인 이 뮤지컬은 배우들이 피아노·바이올린·첼로·더블베이스·트럼펫·색소폰·드럼·클라리넷 등을 연주하면서 직접 연기한다. 대부분 연주자 출신이다. 이들은 가창력과 대사, 몸짓이 종종 불안정했지만 악기와 한 몸이 되면서 놀라운 음악적 일체감으로 다가왔다.
무대가 열리면 거꾸로 걸린 보트와 밧줄, 돛…. 피아노가 갑판이다. 복수를 위해 흰 고래 모비딕을 추적하는 에이헙 선장(황건)은 무겁고 음역이 넓은 첼로, 작살잡이 퀴퀘그(이일근)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바이올린, 수다스러운 항해사 플라스크(조성현)는 관악기로 표현됐다. 배의 삐걱거리는 소음부터 인물 내면의 출렁임까지 라이브 연주로 건져 올렸다.
'모비딕'은 음악의 승리다. 대사 없이 연주만 흐르는 순간들에서 마음에 진동을 일으켰다. 퀴퀘그의 바이올린, 이스마엘의 피아노가 객석을 감염시켰다. "죽이거나 죽거나"를 외치며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에이헙의 맹목도 좋았다. 외모부터 말투까지 배우들에게 뱃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점, 갑판 외에 아무 장치도 이용하지 않는 점은 비효율로 보였다. 무르익으면 더 큰 바다로 나아갈 뮤지컬이다.
▶8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02)708-5001
'모비딕'(연출 조용신·사진)은 창작 뮤지컬이 가보지 않은 항로를 보여줬다. 원작 소설을 각색하고 음악(작곡 정예경)을 붙인 이 뮤지컬은 배우들이 피아노·바이올린·첼로·더블베이스·트럼펫·색소폰·드럼·클라리넷 등을 연주하면서 직접 연기한다. 대부분 연주자 출신이다. 이들은 가창력과 대사, 몸짓이 종종 불안정했지만 악기와 한 몸이 되면서 놀라운 음악적 일체감으로 다가왔다.
무대가 열리면 거꾸로 걸린 보트와 밧줄, 돛…. 피아노가 갑판이다. 복수를 위해 흰 고래 모비딕을 추적하는 에이헙 선장(황건)은 무겁고 음역이 넓은 첼로, 작살잡이 퀴퀘그(이일근)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바이올린, 수다스러운 항해사 플라스크(조성현)는 관악기로 표현됐다. 배의 삐걱거리는 소음부터 인물 내면의 출렁임까지 라이브 연주로 건져 올렸다.
'모비딕'은 음악의 승리다. 대사 없이 연주만 흐르는 순간들에서 마음에 진동을 일으켰다. 퀴퀘그의 바이올린, 이스마엘의 피아노가 객석을 감염시켰다. "죽이거나 죽거나"를 외치며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에이헙의 맹목도 좋았다. 외모부터 말투까지 배우들에게 뱃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점, 갑판 외에 아무 장치도 이용하지 않는 점은 비효율로 보였다. 무르익으면 더 큰 바다로 나아갈 뮤지컬이다.
▶8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02)708-5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