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7.27 03:07 | 수정 : 2011.07.27 05:45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심사위원장, 웨인 이글링 英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유명 무용수 중엔 바보 많아, 난 똑똑한 무용수가 좋다… 일본보다 팔다리 긴 한국인 춤의 품질도 좋아 만족스러워"
"오디션에 탈락한 어느 발레리노가 항의하러 온 적이 있습니다. '고작 10분 봐놓고 어떻게 무용수를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내가 그랬죠. '1분만 봐도 안다'고. 음악이 흐르는 복도에서는 걸음걸이만으로도 재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영국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웨인 이글링(Eagling·61)은 이 대목에서 단호했다. 제8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31일까지 예술의전당)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에 온 그는 "콩쿠르는 100m 달리기가 아니다"면서 "발레 무용수에게는 겉모습(look)·스타일·유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용에서는 몸이 장비(equipment)예요. 하지만 신체적으로 아무리 훌륭해도 너무 튀거나 쓸모가 적으면 부적격입니다. 또 하나, 나는 똑똑한 무용수를 좋아합니다.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명한 무용수 중에 '바보'가 적지 않아요."
이글링은 1970~80년대 영국 로열발레단의 스타였다. 1969년 입단해 6년 만에 수석 무용수 자리에 오른 그는 마고 폰테인, 알렉산드라 페리 같은 전설적인 발레리나들과 춤을 췄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도 기억된다. "내 최고 파트너는 음악성이 뛰어났던 메를 파크"였다는 이글링은 자신에 대해선 "흰 머리와 불룩 나온 배 등 이젠 보통 사람"이라며 웃었다.
영국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웨인 이글링(Eagling·61)은 이 대목에서 단호했다. 제8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31일까지 예술의전당)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에 온 그는 "콩쿠르는 100m 달리기가 아니다"면서 "발레 무용수에게는 겉모습(look)·스타일·유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용에서는 몸이 장비(equipment)예요. 하지만 신체적으로 아무리 훌륭해도 너무 튀거나 쓸모가 적으면 부적격입니다. 또 하나, 나는 똑똑한 무용수를 좋아합니다.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명한 무용수 중에 '바보'가 적지 않아요."
이글링은 1970~80년대 영국 로열발레단의 스타였다. 1969년 입단해 6년 만에 수석 무용수 자리에 오른 그는 마고 폰테인, 알렉산드라 페리 같은 전설적인 발레리나들과 춤을 췄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도 기억된다. "내 최고 파트너는 음악성이 뛰어났던 메를 파크"였다는 이글링은 자신에 대해선 "흰 머리와 불룩 나온 배 등 이젠 보통 사람"이라며 웃었다.
1991년 그는 마흔 살에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2003년까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을 이끌었다. 그 시절에는 발레리나 김지영을, 영국 국립발레단으로 옮기고 나서는 발레리노 정영재 등을 입단시켜 한국과의 인연이 끈끈하다.
"한국 무용수들은 교육을 잘 받아 춤의 품질이 좋아요. 발레리나의 경우 발등이 안 예쁜 게 단점이지요. 하지만 일본 무용수들과 비교하면 키, 팔다리 길이 등 신체 조건이 더 낫고 기술도 좋아요."
안무가이기도 한 이글링은 '마농'의 케네스 맥밀란을 좋아한다고 했다. "여주인공 중심인 클래식 발레와 달리 남자 무용수의 존재감을 동등하게 살렸기 때문"이다. 그는 "맥밀란의 안무는 '백조의 호수' 같은 전형성이 없고 훨씬 자연스럽다"고 했다.
지역 투어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국립발레단은 연간 170회를 공연하지만 레퍼토리에 한계가 있다. 스코틀랜드·웨일스 등에서 유명하지 않은 제목의 발레는 표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글링은 "대중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난 사람들이 그저 모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새로운 발레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영국 국립발레단의 자랑거리는 코르 드 발레(군무진)입니다. 다양한 국적, 다양한 학교 출신인 무용수들이 한 몸처럼 같은 호흡으로 움직이지요. 실비 길렘 같은 주역 무용수야 돈 주면 살 수 있지만 코르 드 발레는 안 됩니다."
"한국 무용수들은 교육을 잘 받아 춤의 품질이 좋아요. 발레리나의 경우 발등이 안 예쁜 게 단점이지요. 하지만 일본 무용수들과 비교하면 키, 팔다리 길이 등 신체 조건이 더 낫고 기술도 좋아요."
안무가이기도 한 이글링은 '마농'의 케네스 맥밀란을 좋아한다고 했다. "여주인공 중심인 클래식 발레와 달리 남자 무용수의 존재감을 동등하게 살렸기 때문"이다. 그는 "맥밀란의 안무는 '백조의 호수' 같은 전형성이 없고 훨씬 자연스럽다"고 했다.
지역 투어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국립발레단은 연간 170회를 공연하지만 레퍼토리에 한계가 있다. 스코틀랜드·웨일스 등에서 유명하지 않은 제목의 발레는 표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글링은 "대중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난 사람들이 그저 모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새로운 발레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영국 국립발레단의 자랑거리는 코르 드 발레(군무진)입니다. 다양한 국적, 다양한 학교 출신인 무용수들이 한 몸처럼 같은 호흡으로 움직이지요. 실비 길렘 같은 주역 무용수야 돈 주면 살 수 있지만 코르 드 발레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