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7.06 23:09
3집 내고 내달 소극장 콘서는 여는 이승열
소수의 마니아로부터 꾸준히 절대적 지지를 받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어느날 벼락같이 뜬 가수도 있다. 평론가들로부터 "한국 모던 록의 선두 주자"라는 평을 듣는 이승열(42)은 이 둘이 묘하게 결합된 케이스다. 재미교포 출신으로 1994년 듀오 '유앤미블루'로 데뷔한 이래 대중적인 인지도 면에서 고전하다 2008년 MBC TV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라라라'에 출연해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현란한 록으로 편곡해 부르며 깜짝 스타가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의 독보적인 작곡 솜씨와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낮은 목소리에 열광한 팬이 급증했다. 2007년 2집 이후 4년 동안 신보 소식이 없었던 싱어송라이터 이승열은 지난달 한대수와 듀엣으로 부른 디지털 싱글 '그들의 블루스'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 정규 3집을 선보이고 8월에는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지난 주 이승열을 만났다.
―3집 제목이 '우리가 실패한 까닭(Why We Fail)'이다.
"왜 많은 사람은 자기가 한 일 중 상당 부분을 실패로 여기고 후회하는지 그 까닭을 알고 싶다는 뜻이다. 물론 내 음악 인생과도 연관 있다. 그러나 내 실패는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기보다 더 많이 곡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승열의 노래는 울림 깊은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가 어울린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노래는 어떻게 만드나.
"뮤즈(Muse·음악의 여신)가 영감을 불어줄 때가 있는 것 같다. 꿈속에서 악상과 접한 적도 있고, 기타를 잡고 앉아있거나, 피아노 앞에 앉아있을 때 느낌이 갑자기 올 때가 있다. 때로는 포스트잇이나 냅킨에 엉망으로 쓴 뒤 1~2년 넘게 보관하던 해묵은 메모들이 노랫말이 되기도 한다."
―'행복의 나라로'로 유명한 한대수와 듀엣을 했다. 무슨 인연인가.
"한 선생님이 나처럼 교포였다는 사실을 알고 고아가 아버지 존재를 뒤늦게 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쉰을 앞둔 40대가 가는 세월을 관조하는 노랫말 때문에 나이 드신 분이 걸쭉하게 불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부탁드리니 흔쾌히 응해주셨고 뮤직비디오에서도 열연해주셨다. 내 음악의 뿌리에 한 선생님이 있다. 그분이 (양팔로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며) 이만하다면, 나는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요만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의 독보적인 작곡 솜씨와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낮은 목소리에 열광한 팬이 급증했다. 2007년 2집 이후 4년 동안 신보 소식이 없었던 싱어송라이터 이승열은 지난달 한대수와 듀엣으로 부른 디지털 싱글 '그들의 블루스'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 정규 3집을 선보이고 8월에는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지난 주 이승열을 만났다.
―3집 제목이 '우리가 실패한 까닭(Why We Fail)'이다.
"왜 많은 사람은 자기가 한 일 중 상당 부분을 실패로 여기고 후회하는지 그 까닭을 알고 싶다는 뜻이다. 물론 내 음악 인생과도 연관 있다. 그러나 내 실패는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기보다 더 많이 곡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승열의 노래는 울림 깊은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가 어울린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노래는 어떻게 만드나.
"뮤즈(Muse·음악의 여신)가 영감을 불어줄 때가 있는 것 같다. 꿈속에서 악상과 접한 적도 있고, 기타를 잡고 앉아있거나, 피아노 앞에 앉아있을 때 느낌이 갑자기 올 때가 있다. 때로는 포스트잇이나 냅킨에 엉망으로 쓴 뒤 1~2년 넘게 보관하던 해묵은 메모들이 노랫말이 되기도 한다."
―'행복의 나라로'로 유명한 한대수와 듀엣을 했다. 무슨 인연인가.
"한 선생님이 나처럼 교포였다는 사실을 알고 고아가 아버지 존재를 뒤늦게 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쉰을 앞둔 40대가 가는 세월을 관조하는 노랫말 때문에 나이 드신 분이 걸쭉하게 불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부탁드리니 흔쾌히 응해주셨고 뮤직비디오에서도 열연해주셨다. 내 음악의 뿌리에 한 선생님이 있다. 그분이 (양팔로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며) 이만하다면, 나는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요만하다."

―TV에서 아이돌 노래를 부른 덕에 인지도를 높였다. 당신의 골수 팬들로선 실망스럽지 않았을까.
"오랜 팬들은 씁쓸하다는 반응도 보였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이 당시 대중적으로 가장 '핫(hot)'한 노래를 내 느낌으로 해달라고 부탁해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이승열' 하면 노바디만 떠올린다면 슬플 것 같다.(웃음)"
―'나는 가수다' 출연 제의를 받았다는데.
"그런 기회가 오면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진 않다. 굉장히 많은 가수에게 얘기(출연 제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내가 나가수에 나간다면 미국에 계신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긴 하다."
―'한국의 보노(그룹 U2의 보컬)'라는 호칭이 관성적으로 따라붙는다.
"칭찬을 받는 건 좋은데 그런 건 앞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승열 고유의 모든 것으로 알려지고 싶고, 수식이 없는 내 이름을 기대한다. 사실 대학생이 된 이후 보노의 노래는 거의 안 들었다.(웃음)"
"오랜 팬들은 씁쓸하다는 반응도 보였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이 당시 대중적으로 가장 '핫(hot)'한 노래를 내 느낌으로 해달라고 부탁해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이승열' 하면 노바디만 떠올린다면 슬플 것 같다.(웃음)"
―'나는 가수다' 출연 제의를 받았다는데.
"그런 기회가 오면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진 않다. 굉장히 많은 가수에게 얘기(출연 제의)가 있었다고 들었다. 내가 나가수에 나간다면 미국에 계신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긴 하다."
―'한국의 보노(그룹 U2의 보컬)'라는 호칭이 관성적으로 따라붙는다.
"칭찬을 받는 건 좋은데 그런 건 앞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승열 고유의 모든 것으로 알려지고 싶고, 수식이 없는 내 이름을 기대한다. 사실 대학생이 된 이후 보노의 노래는 거의 안 들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