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래로 뮤지컬? 저작권료 쌌나 봐요"

  • 정지섭 기자

입력 : 2011.06.23 02:25

주크박스 뮤지컬 올리는 DJ DOC… 惡童식 감사·겸손·재치
멤버들이 직접 선곡·편곡 나서 "랩 가사는 듣기 쉽게 다듬지만 콘서트 온 듯한 느낌 살릴 것"

'맘마미아' '올 슉 업' '광화문 연가'의 공통점은? 모두 기존 가요나 팝송 등을 이용해 만든,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맘마미아는 팝그룹 아바, 올 슉 업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광화문연가는 고(故) 이영훈 작곡가가 만든 이문세의 노래들만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계보를 이제 가요계의 대표적인 '악동 그룹' DJ DOC(이하늘·정재용·김창렬)가 잇는다. DJ DOC의 히트곡만으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Street Life·CJ E&M 제작)'가 8월 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팝아트홀 무대에 올려진다. DJ DOC가 뮤지컬에 들어가는 노래의 선곡과 편곡 작업에 참여했다.

"우리 노래 저작권료가 쌌나 보죠."(웃음)

DJ DOC의 리더이자 맏형 이하늘은 최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데뷔 17년 만에 자신들의 음악만으로 뮤지컬이 만들어지게 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사실 2년 전부터 뮤지컬을 구상해왔는데 제작사에서 이미 작업에 나섰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어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송충이는 솔잎을 먹자'는 거였죠. 뮤지컬은 만들어오던 분들이 전문적으로 만드는 게 더 나을 테니까 우리는 음악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돕자고 멤버들끼리 의견을 모았어요."

'광화문 연가'에 이문세가 없고, '맘마미아'에 아바가 안 나오는 것처럼 '스트릿 라이프'에서도 DJ DOC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재용은 "대본을 읽어봤는데 열혈 청년 세 명이 다양한 세상 경험을 하며 가수의 꿈을 이뤄간다는 줄거리가 우리 얘기랑 별로 다르지 않더라"고 했다. 김창렬은 "랩 하나 하는 것도 힘든데 연기까지 더 하려면 배우들이 정말 힘들겠더라"면서 "기사 좀 잘 써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DJ DOC는 자신들의 노래만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에 대해 "뮤지컬과 콘서트의 장점을 살린 멋진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이하늘, 정재용, 김창렬. /부다사운드 제공
이하늘은 '음악 수퍼바이저(supervisor)'역을 맡아 편곡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콘서트와 뮤지컬의 장점을 다 살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뮤지컬 무대와 콘서트장 사이의 이질감을 없애려 해요. 속사포처럼 쏘아대던 가사도 듣기 좋게끔 다듬고 있어요. 아무래도 뮤지컬 무대에서는 가사 전달력이 우선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 색깔을 완전히 없애지는 말아야죠."

뮤지컬에 담긴 DJ DOC의 노래는 모두 22곡이다. DJ DOC 멤버들이 가장 강한 애착을 보인 곡은 느린 비트의 힙합 '비애'였다고 한다. 2000년 발표된 5집 앨범에 들어 있다.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머피의 법칙'은 "줄거리상 넣을 곳이 마땅치 않아" 빠졌다. 뮤지컬 타이틀 '스트릿 라이프'는 DOC의 랩과 여성그룹 빅마마의 피처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2003년 싱글앨범 수록곡이다.

제작사측은 "감미로운 멜로디보다 강렬한 랩이 우선인 힙합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공연된 어느 주크박스 뮤지컬보다도 시끌벅적하고 화끈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막간 쉬는 시간에 음료수뿐 아니라 맥주까지 팔 계획"이라고 한다.

DJ DOC는 1994년 데뷔해 17년 동안 삐딱한 노랫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힙합과 쉽고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의 댄스곡을 골고루 선사하며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세 멤버 각자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기도 하다.

이하늘에게 "주크박스 뮤지컬까지 나오게 한 DJ DOC 음악의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우리 음악의 힘이 뭔지, 정체성이 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마음 편하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10년은 할까 싶었는데 저도 몰랐네요, 17년을 하게 되고 이렇게 우리의 노래만으로 뮤지컬까지 나오게 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