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작품… 연극 '산불'

입력 : 2011.06.08 11:08



일시 :
2011년 6월 5일 ~ 2011년 6월 26일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시간 :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2시
가격 : VIP석 70,000원 / R석 50,000원 / S석 30,000원 
출연진 :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서은경 외 다수
관람시간 : 130분(인터미션포함)
주최 : 국립극장, (주)신시컴퍼니
문의 : 577-1987

 


연극 '산불'이 공연되는 2011년 6월은 차범석 선생이 타계한 지 5주기가 되는 해이다.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이라 칭송받는 차범석의 '산불'은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여러 극단과 단체, 학교 등지에서 꾸준히 올라가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2007년까지도 국립극단의 주도하에 '산불'은 지속적으로 프로무대에서 공연되어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힘과 깊이를 관객들에게 일깨워주었다.

차범석 선생의 저술 당시엔 정치적 ․ 성적 제압이 많던 시대라 '산불'은 남북 냉전 이데올로기라는 무거운 주제에 묶여 민족적 비극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와 인간의 애욕과 갈등의 양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묘사는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이 터지자 두메산골에까지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남자란 남자는 모두 죽거나 떠나고 여자들만 남은 과부마을. 그 마을에 한 남자가 내려오면서 일어나는 과부 여인네들의 심리와 욕망은 주변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극적 완성도를 극대화시킨다. 탄탄한 이야기와 대사, 빈틈없는 캐릭터와 구성으로 '산불'은 ‘해방 이후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이란 찬사를 들었고, 아직도 많은 신진 극작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산불'이라는 작품의 위대함과 한국 희곡사에 끼친 영향은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문에 '산불'은 한국 관객들에게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작으로 지속적으로 보여져야만 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더욱 낫게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연극 '산불'은 언급했다시피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단체들에 의해 제작되어져 왔다. 연극계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이 작품을 아직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다. 마치 연극의 대중성을 논하는 것이 곧 작품의 예술성을 훼손하고자 하는 것처럼, 연극의 대중성은 그 동안의 연극에서 철저히 배제되면서 연극은 점차로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만큼이나 일반인들의 삶과 멀어져 갔다.

이 시점에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관객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연극을 위해, 한국 연극사에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메커니즘이 뒷받침 된 대형연극을 제작하여 다시금 연극의 중흥을 이끌고자 한다.

우리 연극계의 두 거장, 차범석과 임영웅.

한국 희곡사와 연극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극작가 故 차범석(車凡錫)과 사실주의 연출의 일인자로 알려진 임영웅(林英雄․). 극작가와 연출가로 2003년 산울림 소극장에서 올린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과 뮤지컬 '처용', 그리고 2005년도 국립극단의 '산불'로 궁합을 맞춰왔던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차범석 선생이 타계하고도 1주년 기념 공연으로 '산불'을 올리면서 인연을 지속시켜왔다.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 연출로서,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견인차 역할로서 평생을 현장에서 떠나지 않았던 우리 연극계의 두 거장. 故 차범석 선생이 타계했을지라도 그의 작품 의도를 가장 잘 간파하고 있고, 또한 가장 믿고 신뢰했던 연출 임영웅이 만들어 낼 대형 연극 '산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1951년 추운 겨울, 소맥산맥 한 줄기에 없는 듯이 묻힌 두메산골.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되거나 길을 떠났고, 마을은 노망난 김노인과 아이들을 빼곤 졸지에 모두 여자들만 남은 과부촌이 되었다.

국군이 서울을 탈환하고 남한 일대에는 다시 평화와 재생의 물결이 일고 있으나 험준한 산악 지대인 이‘과부마을’에는 밤이면 공비들이 활개를 치는 그늘진 마을로,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공출과 야경에 시달린다. 그 와중에 이 마을에 이장을 맡고 있는 과부 양씨와 이웃에 사는 과부 최씨의 갈등. 양씨의 며느리 점례는 이 마을에서는 드물게 유식자이며 아름답고 젊은 과부이고, 최씨의 딸 사월이도 딸 하나를 둔 젊은 과부이다.

어느 눈 내리고 추운 밤, 점례의 부엌으로 부상당한 한 남자(규복)가 숨어들고,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규복은 친구 따라 입산했다가 도망쳐 나온 전직 교사로 추위와 이데올로기에 상처받고 식욕과 성욕 등 모든 것에 허기진 남자. 규복에게 동정심을 품은 점례는 음식을 날라주며 규복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느 날 점례와 규복의 밀회장면을 사월이 목격하게 된다. 과부 신세 2년이 지나 과부병에 걸리다시피 한 사월은 이들을 관계를 묵인해 주는 대신 규복을 점례와 나눠가지려 한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욕망과 인간애 사이에서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