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08 03:01
삼성이 샀다는 14점은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가 홍라희(66)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낸 미술품 14점 중 가장 비싼 작품은 미국 작가 빌럼 데 쿠닝의 '무제 Ⅵ'(1975년작·작품가 313억원)이다. 미술품 목록중 상당수는 현대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을 소장해온 리움미술관의 명성에 걸맞게 현대미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빌럼 데 쿠닝은 잭슨 폴록과 함께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작가로 꼽힌다. 강렬한 색채의 활발한 붓질이 특징인 추상화로 국내 컬렉터 사이에도 지명도가 높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무제 Ⅵ'은 가로 177.8cm, 세로 203.2cm의 유화다. 빌럼 데 쿠닝의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2006년 11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2712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249억5040만원)에 팔린 가로 223.5 cm, 세로 195.6cm의 유화 '무제 ⅩⅩⅤ'다.

영국 작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유화 '아이를 데리고 가는 남자(Man carrying a Child)'(1956년작·216억원)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가로 141cm, 세로 197.5cm의 이 작품은 2006년 5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나왔으나 유찰됐다. 당시 추정가는 800만~1200만달러(약 74억~111억원)선.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물이나 동물을 기괴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으로 웬만한 현대미술관은 반드시 소장할 만큼 미술사에서 의미를 가진다. "작품은 기괴하지만, 그런 기괴성이 사람의 마음을 끄는 데가 있어 비싸게 팔린다"는 게 미술관계자의 평가다.
미국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와 더불어 '생존작가 중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 데미안 허스트의 설치작품 '황소의 머리(Bull's head)'(64억5000만원)도 14점 중 하나. 작가는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로 찬 유리진열장 속에 넣는 등 엽기적인 작품으로 유명하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실제 사람의 두개골에 백금을 씌우고 8600여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은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해'는 1억달러(약 94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