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혹적 누드화의 작가 김종하 별세

  • 곽아람 기자

입력 : 2011.05.31 01:50

고혹적이면서 품격 있는 여인의 누드를 즐겨 그려온 김종하(金鍾夏·93) 화백이 30일 오후 4시 10분 별세했다.

서울생인 김 화백은 1932년 14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최연소 입선해 주목을 받았다. 그해 도쿄로 가 아르바이트하며 야간으로 가와바다 미술학교를 다녔다. 1941년 동경제국미술대학을 졸업하면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1942년엔 조선미술전람회에 특선했다. 1956년 한국 최초 상업화랑인 반도화랑 개관 때 박수근과 함께 2인전을 열었고, 그해 파리로 유학갔다. 1959년 귀국 후에도 파리를 오가며 활동했다. 그 무렵 조선일보에 '파리의 이모저모' 등 파리 풍물을 그린 삽화와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2008년엔 1980년에 그린 '여인의 뒷모습'이 당시 인터넷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7100만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고, 지난 3월 롯데호텔 갤러리 개관 기념으로 열린 '1956 반도화랑:한국근현대미술의 재발견'전에도 누드와 풍경, 정물을 내놓았다. 무심한 표정의 여인을 고요한 색채로 그려 서늘한 에로티시즘을 유발하는 것이 특유 화풍이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와 한국미술대상전 심사위원을 지냈고, 2002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딸 명순씨. 발인 6월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대병원. 장례는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미술협회장으로 치러진다.(02)207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