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홀, 서울 대표 名品 공연장 만들 것"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1.05.27 00:20

취임 100일 이종덕 사장
"외국인 전용극장 운영하고 '백조의 호수' 발레 공연도"

"작년 11월 성남아트센터를 떠날 땐 그것이 '은퇴'인 줄 알았어요. 뜻밖에 올 초 서울 중구청장으로부터 부름을 받았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정신은 젊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냈죠."

취임 100일을 넘긴 이종덕(76) 충무아트홀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주어진 여건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문화공보부 및 문예진흥원 등에서 공직생활을 거친 그는 1995년 예술의전당 사장을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사장, 성남아트센터 사장에 이어 충무아트홀 사장이 됐다.

이종덕 사장은 1972년 뮌헨 올림픽을 앞두고 유럽·중동·아프리카·동남아 24개국을 순회하는 한국민속예술단의 인솔 책임을 지면서 공연에 눈을 떴다. 정명훈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1974년, 예술가 최초의 귀국 카퍼레이드를 성사시킨 것도 그였다. '공연계의 그랜드 슬래머' '예술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2005년 개관해 뮤지컬을 주로 올렸던 충무아트홀도 그를 맞이해 달라진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음악감독 김민)이 상주하고 국립발레단 발레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가 내년 프로그램에 들어온다. 250석 소극장 '블루'는 비언어극 등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용극장으로 바뀌고, 뮤지컬 페스티벌도 열 계획이다. 이종덕 사장은 "작년까지 충무아트홀은 대중성은 얻었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없었다"고 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예산이다. 이종덕 사장은 "지역 공연장이 대부분 그렇듯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시의원들 때문에 도저히 일을 못할 지경이었다"면서 "자체 제작하고 초연을 올리려면 길고 넓게 보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명품 공연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구청이 관할하는 충무아트홀이 뭘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는 선입견만 버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