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외국서 열리는 공연, 한국 극장서 실시간으로 본다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1.05.20 14:46

일본 인기가수들 도쿄 공연… 국내 극장서 위성 생중계

외국에서 열리는 공연을 같은 시간에 극장에서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위성 생중계 공연'이 한국에 상륙했다. 이미 열린 공연을 극장용으로 녹화해 상영하거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를 극장에서 생중계한 적은 있으나 외국서 열리는 공연의 생중계는 처음이다.

씨너스 이수와 메가박스 신촌은 28, 29일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록밴드 '라르크 앙 시엘'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을 위성으로 생중계한다.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일본 내 40개 극장과 서울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대만 등의 극장들에서도 동시 중계된다. 일본에서 이틀치 티켓 10만장을 순식간에 매진시킨 라르크 앙 시엘은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공연 티켓은 9000엔(약 12만원)이고 일본 내 극장 생중계 입장료는 4000엔(약 5만3000원)인 데 비해 국내 극장 티켓은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공연을 영화관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중계하는 감상회가 국내에 상륙했다. 사진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마술피리’를 영화관에서 보고 있는 미국인들. /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최근 합병한 메가박스와 씨너스는 이번 공연 생중계를 시작으로 특히 일본에서 열리는 공연의 위성 생중계 횟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 9일엔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48'의 공연 생중계가 예정돼 있다.

극장에서 공연을 위성 생중계하는 방식은 미국에서 이미 자리잡은 형태의 이벤트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지난 2006년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미국 전역의 극장에서 오페라를 생중계하고 있다.

올해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LA필은 지난 1월부터 정기 연주회를 미국 내 450개 극장에서 동시 생중계하고 있다.

공연의 위성 생중계는 대형 스크린과 좋은 음향시설을 갖춘 극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제작자와 관객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이런 형태의 공연이 확산되면 내한공연 유치가 어려운 유명 뮤지션들의 외국 공연이 국내 극장에서 생중계될 수도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