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기, "연극 <가시고기>는 내게 운명같은 작품."

  • 스포츠조선=김형중 기자

입력 : 2011.05.19 16:08

◇연극 '가시고기'에서 가슴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하는 배우 이광기와 아들 역의 신기준. 사진제공=와이트리미디어
"제게는 운명같은 작품이자 소중한 선물입니다."
연극 '가시고기'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광기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19일 대학로에서 열린 '가시고기' 제작발표회. 이광기는 "대본을 처음 받고 주저했다. 원작의 내용을 잘 알고 있어서 선뜻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가시고기'는 90년대말 베스트셀러에 오른 조창인의 소설이 원작이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각막을 파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절절하게 그린 다. 이광기는 2년 전 신종플루 때문에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픔이 있다. 아직도 아들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로서는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 아닐 수 없었다.
"왜 이 작품이 내게 왔을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문득, 저도 아프지만 저보다 더 아픈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해야만하는, 운명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발표회 내내 이광기는 애써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 목소리도 밝았다. 하지만 연습실은 늘 울음바다다. 권호성 연출은 "객관적으로 연기를 하라고 해도 자꾸 배역에 몰입이 되다 보니 늘 울음이 터진다"고 전했다. 특히 "우리 애를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는 장면에선 모든 배우들이 감정을 참지 못한다.
이광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확인할 수 있는 연극"이라며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또다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 '가시고기'에는 이광기 외에 탤런트 김민희, 아역 신기준, 조선주 등이 출연한다. 6월 1일부터 29일까지 세종 M씨어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