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18 09:25
'서커스와 뮤지컬의 절묘한 결합.'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예술성의 조화로 유명한 캐나다 서크 엘루아즈의 '레인(Rain)'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6월24일부터 7월10일까지 LG아트센터.
서크 엘루아즈는 태양의 서커스와 함께 캐나다 서커스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제작사다. 1994년 국립서커스학교 졸업생과 태양의 서커스 출신 멤버 7인이 만들었으며,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서커스를 혁신시켜 경쟁력있는 새로운 문화상품을 창조해냈다. 쇼로 치부되던 서커스에 예술의 옷을 입혀 뮤지컬이나 오페라, 전통 서커스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냈다.
2003년 초연된 '레인'은 태양의 서커스 '코르테오'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작품이다. 서커스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한 극장을 배경으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가운데 젊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현란한 신체 테크닉, 몽환적인 판타지, 따뜻함 가운데 느끼는 묘한 슬픔 등 캐나다 산(産) 아트서커스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보사노바풍의 음악을 배경으로, 수준 높은 아크로바틱, 신비로운 조명, 창조적인 연기와 퍼포먼스로 한 편의 잘 짜여진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무대 위에서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배우들은 직접 노래를 부른다.
'레인'의 압권은 10여분간 천장에서 2톤의 물이 쏟아지는 피날레 장면. 말그대로 무대가 물바다가 된다. 11명의 배우들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물장구를 치고, 공놀이와 줄넘기를 하며 몸을 던져 신나게 미끄럼을 탄다. 관객들로 하여금 어린시절 빗속에서 뛰놀던 추억에 젖게 한다.
연출가 파스카는 "어린 시절 뚝뚝 떨어지는 빗속에서 몸은 흠뻑 젖었지만 자유로웠던 기분을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라며 "'레인'은 저녁 노을을 바라볼 때의 느낌처럼 달콤하고 슬프면서도 따뜻한 무대"라고 말한다.
'레인'은 풍성한 볼거리와 경이로운 기술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2005년 뉴욕타임즈의 격찬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영국의 웨일즈 밀레니엄 '올해의 최우수 투어 프로젝트'와, 2006년 뉴욕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우수연출상, 감독상 등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초연 이후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31개국, 395 도시를 돌며 4000회 이상의 공연을 이끌어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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