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11 23:37
음악극 '빵만으론 안 돼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는 블랙아웃(Blackout)이라는 식당이 있다. 내부는 캄캄하다. 시각 장애인들이 손님을 자리까지 안내해준다. 암흑 속에서의 식사다. 10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음악극 '빵만으론 안 돼요(Not By Bread Alone·사진)'도 그런 체험으로 다가온다. 제빵사 복장의 이스라엘 배우 11명은 관객이 입장할 때부터 밀가루 반죽을 치대고 있다. 그들은 다 시청각 장애인. 반죽을 무대 위 오븐에 넣고 나서 각자의 사연과 꿈을 이야기하고 나중엔 구운 빵을 나눠 먹는 게 이 연극의 전부였다.
마음껏 달려보는 게 소원이라는 여자, 점자(點字)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는 남자, 손을 만져야 누군지 알 수 있다는 여자, TV 보는 자신을 상상해본다는 남자, 팝콘 들고 영화관에 가고 싶다는 여자…. 그들이 고백한 꿈은 보잘것없다. '빵만으론 안 돼요'는 그 갭(gap)으로 진동하며 때론 통증을 주는 연극이다. 그런데 음악은 더없이 경쾌하고 낭만적이었다.
이스라엘 극단 날라갓이 만든 이 음악극은 시청각 장애인들이 실제 빵을 만들면서 각자의 삶을 춤과 노래로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연습에만 2년이 걸렸다. 배우들은 북을 칠 때 나오는 진동을 느끼면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수화(手話)와 자막이 제공됐다. 마지막 결혼식까지 유쾌한 공연을 마친 그들은 관객을 무대로 불렀다. 갓 구운 빵은 따끈따끈했다. 한 입 물었는데 짭짜름했다. 정적과 암흑의 맛이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는 동성애를 다룬 '욕망의 파편'(프랑스), 이자람의 판소리 '억척가'등 6개국 80편이 공연된다. 일정은 www.umtf.or.kr 참조, (031)828-5895
마음껏 달려보는 게 소원이라는 여자, 점자(點字)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는 남자, 손을 만져야 누군지 알 수 있다는 여자, TV 보는 자신을 상상해본다는 남자, 팝콘 들고 영화관에 가고 싶다는 여자…. 그들이 고백한 꿈은 보잘것없다. '빵만으론 안 돼요'는 그 갭(gap)으로 진동하며 때론 통증을 주는 연극이다. 그런데 음악은 더없이 경쾌하고 낭만적이었다.
이스라엘 극단 날라갓이 만든 이 음악극은 시청각 장애인들이 실제 빵을 만들면서 각자의 삶을 춤과 노래로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연습에만 2년이 걸렸다. 배우들은 북을 칠 때 나오는 진동을 느끼면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수화(手話)와 자막이 제공됐다. 마지막 결혼식까지 유쾌한 공연을 마친 그들은 관객을 무대로 불렀다. 갓 구운 빵은 따끈따끈했다. 한 입 물었는데 짭짜름했다. 정적과 암흑의 맛이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는 동성애를 다룬 '욕망의 파편'(프랑스), 이자람의 판소리 '억척가'등 6개국 80편이 공연된다. 일정은 www.umtf.or.kr 참조, (031)828-5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