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환상의 커플' 김수용, "친구 오지호와는 다른 장철수 보여주겠다"

  • 스포츠조선=김형중 기자

입력 : 2011.04.27 10:32

◇뮤지컬 '환상의 커플'의 김수용. "코믹연기야말로 가장 진지한 연기"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친구보다 잘 해야 할 텐데요.(웃음)"

오는 5월10일 개막하는 뮤지컬 '환상의 커플'(연출 이주영, 작곡 황지현)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수용이 멋적게 웃었다. 한예슬 오지호 주연의 2006년도 인기드라마가 원작인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장철수. 그런데 '오리지널 장철수'인 오지호와 동갑내기 친구란다.

"과거 연예인 농구단에서 함께 뛰었어요. 10년 넘은 친구지요. 최근엔 서로 바빠 자주 못 보긴 했지만…."

김수용은 알다시피 MBC 드라마 '간난이'(1983)의 아역스타 출신이다. "방영 당시엔 드라마를 띄엄띄엄 봐서 이번에 DVD로 몰아봤어요. 지호가 연기를 아주 잘 했더라고요(웃음). 보기엔 차가워보여도 성격이 워낙 진국이거든요. 그런 면이 우직하고 속정이 깊은 장철수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원작 드라마가 있으니 뮤지컬 만들기가 쉽지 않을까?

"무슨 말씀! 오히려 정반대예요. 16부작을 두 시간으로 줄여야하고 사람들의 선입관하고도 싸워야 하거든요."

장르 이동을 하는 만큼 뮤지컬 문법에 맞게 모든 것을 고쳐야 했다. 장철수란 캐릭터 역시 '어느 정도 느낌은 가져오되 얽매여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의 그림자가 그가 극복해야할 첫번째 과제가 된 셈이다.

"뮤지컬 역시 나상실이 주인공이죠. 장철수란 캐릭터 자체도 중요하지만 나상실을 얼마나 잘 돋보이게 하는가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의 커플' 하면 역시 떠오르는 것은 '꼬라지하고는~'이라는 명 대사다. 나상실이 살아야 작품이 살고 그래야 장철수도 산다는 뜻이다.

아역스타 출신의 김수용은 지난 2002년 '풋루즈'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했다. 올해가 햇수로 10년째. '그리스' '렌트'를 거쳐 '햄릿' '남한산성'에 출연했고 최근엔 로맨틱 코미디 '금발이 너무해'에서 코믹감을 다졌다.

다양한 컬러의 작품에서 카멜레온같은 변신을 보여줬다. '햄릿'과 '헤드윅', '뱃보이' 등에서는 놀라운 에너지를 발산해 그를 아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금발이 너무해'에서는 코믹연기에서도 일가견이 있음을 입증했다.

"가장 진지할 때가 가장 웃길 때라고 생각해요. 심각하게 인상을 써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코믹 연기 또한 슬픈 장면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계산 속에서 이뤄져야 하거든요."

창작뮤지컬은 흔히 '맨땅에 헤딩'으로 표현된다. 오랜 산고를 거쳐 나온 김수용의 장철수는 어떠할까. "아마 뮤지컬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김수용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요."

7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나상실 역에 신주연 이가은이 더블캐스팅됐고, 신인 김보강이 장철수로 더불어 나선다. (02)368-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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