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27 03:01 | 수정 : 2011.04.27 05:19
회당 최고 2800만원 손해 감수
연출가 서재형 "오이디푸스가 어둠 속으로 멀어지는 장면을 위해… 진짜 내 맘대로 해봤다"
객석(1000석)은 텅 비어 있었다. 관객은 접혀진 의자들 사이를 지나 계단을 밟고 검은 무대 막 안으로 들어갔다. 새로 얹은 지름 8m의 원형 무대 주변에 간이의자 300개가 깔려 있었다. 대극장 무대 위에 지은 소극장 같았다.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다. 이 공연은 안락한 1000석을 버리고 불편한 300석을 선택했다. 매표로는 회당 최고 2800만원의 손해를 무릅쓴 것이다.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다. 이 공연은 안락한 1000석을 버리고 불편한 300석을 선택했다. 매표로는 회당 최고 2800만원의 손해를 무릅쓴 것이다.
◆연극은 경제학이 아니다
"버림받아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길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더 코러스…' 연출가 서재형의 말이다. 줄거리는 원작인 희랍비극과 같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박해수)는 "오랜 죄악으로 나라가 오염됐다"는 신탁(神託)을 접하고 선왕(先王)의 살인자를 추적한다. 재앙의 뿌리는 오이디푸스 자신이다. 서재형은 "아버지(선왕)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안 오이디푸스가 어둠 속으로 멀어지는 장면(2분 길이)을 만들기 위해 객석을 통째로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시청각적으로 강렬하다. 천장에는 적갈색 문과 수십 개의 백열등이 걸려 있고, 무대 주변에는 문·난로·욕조와 피아노 4대가 놓여 있다. 10여명의 코러스(다역 배우)는 의자를 들고 다니며 이야기에 참여하고 노래(작곡 최우정)와 연주도 한다. 대사는 대부분 운문에 가깝고 때론 신음 같은 읊조림이 일렁였다.
서재형은 "경제적이진 않아도 이렇게 실험적인 연극이 필요하다"면서 실험성을 왼손, 대중성을 오른손에 빗댔다. "5년 만에 진짜 내 맘대로 했어요.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겁 안 내고 막 하는 게 좋습니다."
◆객석의 값?
국내 3대 공연장의 대관료는 장르나 객석 수에 따라 다르다. LG아트센터는 연극이 회당 500만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회당 400만원, 세종문화회관은 뮤지컬 기준으로 회당 600만원이다. 이것을 객석 수로 나누면 한 자리당 원가(原價)가 나오는데 LG아트센터가 5000원, 세종문화회관 2000원, 예술의전당 1750원 수준이다. 하지만 공연에 투입하는 제작비가 공연마다 다르고 객석 등급도 다양해 표 값은 5000원부터 2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더 코러스…'는 LG아트센터가 기획하고 극단 죽도록달린다가 만들었다. 제작비 2억원의 대부분은 LG아트센터가 댔고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5월 1일까지 총 8회 공연 중 6회는 이미 매진됐다. 지방공연이나 해외공연의 가능성도 생겼다.
이 음악극은 당초 회전무대를 쓰려 했지만 제작비 부족으로 무산됐다. "상상하면 돈이 들어요"라며 연출가는 웃었다. 그는 "작품 잘 만들어 재공연하면 제작비가 반으로 줄어든다"면서 "지금 접은 상상은 그때 하겠다"고 했다.
"버림받아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길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더 코러스…' 연출가 서재형의 말이다. 줄거리는 원작인 희랍비극과 같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박해수)는 "오랜 죄악으로 나라가 오염됐다"는 신탁(神託)을 접하고 선왕(先王)의 살인자를 추적한다. 재앙의 뿌리는 오이디푸스 자신이다. 서재형은 "아버지(선왕)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안 오이디푸스가 어둠 속으로 멀어지는 장면(2분 길이)을 만들기 위해 객석을 통째로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시청각적으로 강렬하다. 천장에는 적갈색 문과 수십 개의 백열등이 걸려 있고, 무대 주변에는 문·난로·욕조와 피아노 4대가 놓여 있다. 10여명의 코러스(다역 배우)는 의자를 들고 다니며 이야기에 참여하고 노래(작곡 최우정)와 연주도 한다. 대사는 대부분 운문에 가깝고 때론 신음 같은 읊조림이 일렁였다.
서재형은 "경제적이진 않아도 이렇게 실험적인 연극이 필요하다"면서 실험성을 왼손, 대중성을 오른손에 빗댔다. "5년 만에 진짜 내 맘대로 했어요.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겁 안 내고 막 하는 게 좋습니다."
◆객석의 값?
국내 3대 공연장의 대관료는 장르나 객석 수에 따라 다르다. LG아트센터는 연극이 회당 500만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회당 400만원, 세종문화회관은 뮤지컬 기준으로 회당 600만원이다. 이것을 객석 수로 나누면 한 자리당 원가(原價)가 나오는데 LG아트센터가 5000원, 세종문화회관 2000원, 예술의전당 1750원 수준이다. 하지만 공연에 투입하는 제작비가 공연마다 다르고 객석 등급도 다양해 표 값은 5000원부터 2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더 코러스…'는 LG아트센터가 기획하고 극단 죽도록달린다가 만들었다. 제작비 2억원의 대부분은 LG아트센터가 댔고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5월 1일까지 총 8회 공연 중 6회는 이미 매진됐다. 지방공연이나 해외공연의 가능성도 생겼다.
이 음악극은 당초 회전무대를 쓰려 했지만 제작비 부족으로 무산됐다. "상상하면 돈이 들어요"라며 연출가는 웃었다. 그는 "작품 잘 만들어 재공연하면 제작비가 반으로 줄어든다"면서 "지금 접은 상상은 그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