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25 22:33
'기타 신동' 정성하군, 성남서 올해 첫 국내 콘서트
곡 해석능력도 천재 수준, 세계적 거장에 칭찬받아… 주말에는 하루종일 연습
앳된 얼굴에 평범한 말투, 여느 중학생과 달라 보이지 않는 정성하(15·청심국제중3년)군은 수줍게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하얀 피부에 미소년 같은 외모가 오히려 체격 좋은 요즘 청소년들보다 더 여리게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기타' 이야기가 나오면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내비친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세뱃돈을 모아 7만원짜리 기타를 샀다고 한다. "기타를 치는 아빠가 너무 멋져 보이더라고요." 단순히 아버지에 대한 동경으로 기타 연습을 시작해 이제는 유튜브(Youtube·세계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스타가 된 그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이 같이 공연하기를 희망하는 파트너가 됐다.
◆평범한 13세 소년에서 세계적인 '기타 신동'으로
정군의 연주 실력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지난 2006년 9월 아버지 정우창(43)씨가 유튜브에 연주 동영상을 하나 둘 올리면서 알려졌다. 국내외 네티즌들은 고사리손으로 어려운 주법과 곡을 소화해내는 정군의 연주에 감탄했고, 동영상은 국내 최초로 총 조회 수 1억 뷰(View)를 돌파했다.
비틀즈의 멤버 고(故) 존 레넌의 부인 요노 요코씨가 정군의 'All You Need Is Love' 연주 동영상을 보고 "아름다운 연주 감사하다. 존 레넌도 하늘에서 기뻐할 것"이라는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군은 국내에 흔치 않은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이다. 핑거스타일은 기타 한 대로 비트와 멜로디 라인, 베이스 라인을 모두 표현하는 주법으로, 한 번에 많은 연주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주법으로 통한다고 한다. 정군은 이러한 고난도 주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성인 못지않은 곡 해석력을 보여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정군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인 독일의 울리 뵈게르샤우센씨는 정군이 자신의 곡을 연주한 동영상을 보고 "10대 소년이 이처럼 깊은 감성과 빛나는 톤, 거기에 성숙한 해석까지 보여주는 연주를 해냈다는 것은 진정한 기적이다"라며 직접 연락을 해와 현재까지 정군의 '멘토(mentor·스승)'가 돼주고 있다.
정군은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태국, 미국 5개 도시 및 핀란드 5개 도시 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미스터 빅·토미 임마누엘·미셸 오몽·트레이스 번디·코타로 오시오 같은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의 공연에 초청돼 한 무대에 올랐다.
◆1집 앨범 발매, 그리고 올해 첫 국내 투어 콘서트
정군은 지난해 6월, 꿈에 그리던 첫 앨범 'Perfect Blue(퍼펙트 블루)'를 발매했다. 특히 멘토인 뵈게르샤우센씨가 독일의 녹음실을 손수 빌려주고 비용도 대며 제작해준 앨범이다.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퀸의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익스트림의 '모어 댄 워즈' 등 정군이 좋아하는 팝 명곡 12곡을 모았다. 여기에 자작곡 'Hazy Sunshine(헤지 선샤인)'과 'Perfect Blue'도 담겨 있다. 정군은 "기타를 튕기다 문득 떠오른 느낌대로 만든 곡"이라며 "올해 가을쯤 2집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군은 올해 첫 국내 투어 콘서트 첫 무대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을 골라 오는 30일 오후 7시 연주회를 갖는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 2~3시간씩 꼬박 빼먹지 않고 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 수업이 없는 주말이면 하루 종일 기타와 함께 살다시피 한다고 한다.
"가끔 너무 힘들 때, 연주가 잘 안 풀려 지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타가 제일 좋아요. 훌륭한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