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22 13:55
극작가 고 차범석(1924~2006)의 대표작인 '산불'이 고인의 5주기를 맞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른다. 6월5일부터 26일까지.
리얼리즘의 대가인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가 연출을 맡고, 관록의 배우 강부자를 비롯해 조민기 장영남 서은경 권복순 백수련 이인철 등 실력파 배우들이 나선다.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산불'은 이후 무수히 앙코르되며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으로 평가받아왔다. 초연 당시에는 정치적, 성적 제약이 많아 남북 냉전 이데올로기라는 무거운 주제에 묶인 민족적 비극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애욕과 갈등 양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묘사는 이 작품의 진정한 생명력이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두메산골에까지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남자란 남자는 모두 죽거나 떠나고 여자들만 남은 과부마을, 한 남자가 산에서 내려오면서 일어나는 과부 여인들의 심리와 욕망은 주변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탄탄한 이야기와 대사, 빈틈없는 캐릭터와 구성이 백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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