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31 10:52
"앤드류 로이드 웨버같은 사람이 또 나타날 때가 됐는데…."
얼마 전 공연계 모임에서 누군가 농담 비슷하게 던진 말이다. 최근 뮤지컬계의 흐름을 이야기하다 나온 말이었다.
요즘 뮤지컬계를 보면 신작이 별로 없다. 아니, 신작은 간헐적으로 나오지만 새로운 내용이 없다. 뭔가 시장을 충격에 빠지게 할만한 패러다임이나 문법을 지닌 작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 과거에 나왔던 것들의 재탕이거나 반복이다.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해 아래 새 것이 어디있냐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찾다보면 새 것은 있다. 기존의 요소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비틀거나 재구성해서 새롭게 혁신하는 사람은 또 있게 마련이다.
웨버는 브로드웨이가 정체에 빠졌던 1970년대 초 혜성같이 등장했다. 예수의 마지막 나날을 록으로 꾸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필두로 무수한 히트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물론 록뮤지컬은 60년대에 이미 등장했지만 파격적인 소재로 세상을 충격에 빠트린 것은 웨버였다. 80년대에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같은 스펙터클 대작을 내놓아 세계적인 뮤지컬 붐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을 지나치게 상업화시켰다고 비판하지만 그 덕분에 뮤지컬 시장이 전세계로 확대됐고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업계를 이끌었듯 최근 30년 이상 세계 뮤지컬시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은 사실상 웨버에서 비롯됐다.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뮤지컬 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혁신자였다. 지난 10년 간 국내에서 불었던 뮤지컬 붐도 2001년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도화선이었다. 우리 뮤지컬계도 웨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19세기 영국의 문필가 카알라일은 영웅이 역사를 이끌어간다는 '영웅사관'을 주장했다. 그의 이런 관점은 무수한 비판에 시달렸지만 웨버나 잡스의 경우를 보면 어느 정도 맞는 듯도 하다.
20세기 이후 대중문화의 흐름은 이른바 기업형, 기획형 창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 사람의 장인에 의한 생산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합치고 깎아 최대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내놓는 추세다. 속된 말로 '안전빵'의 효과는 있지만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색깔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웨버같은 인물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웨버는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 속편 격인 야심작 '러브 네버 다이즈'를 내놓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스토리는 억지스럽고 음악도 과거처럼 귀에 쏙쏙 박히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간판 아리아 '러브 네버 다이즈'는 이미 10여년 전에 만든 곡이었다. 웨버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
뮤지컬계만 놓고 보면 한 시대가 가고 있는데 아직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고,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법이다. 메시아를 기다리듯 마냥 제 2의 웨버를 기다릴 수는 없겠지만 재능있는 예술가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면 또다른 혁신은 불가능하지 않다.
얼마 전 공연계 모임에서 누군가 농담 비슷하게 던진 말이다. 최근 뮤지컬계의 흐름을 이야기하다 나온 말이었다.
요즘 뮤지컬계를 보면 신작이 별로 없다. 아니, 신작은 간헐적으로 나오지만 새로운 내용이 없다. 뭔가 시장을 충격에 빠지게 할만한 패러다임이나 문법을 지닌 작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 과거에 나왔던 것들의 재탕이거나 반복이다.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해 아래 새 것이 어디있냐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찾다보면 새 것은 있다. 기존의 요소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비틀거나 재구성해서 새롭게 혁신하는 사람은 또 있게 마련이다.
웨버는 브로드웨이가 정체에 빠졌던 1970년대 초 혜성같이 등장했다. 예수의 마지막 나날을 록으로 꾸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필두로 무수한 히트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물론 록뮤지컬은 60년대에 이미 등장했지만 파격적인 소재로 세상을 충격에 빠트린 것은 웨버였다. 80년대에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같은 스펙터클 대작을 내놓아 세계적인 뮤지컬 붐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을 지나치게 상업화시켰다고 비판하지만 그 덕분에 뮤지컬 시장이 전세계로 확대됐고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업계를 이끌었듯 최근 30년 이상 세계 뮤지컬시장을 이끌어온 원동력은 사실상 웨버에서 비롯됐다.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뮤지컬 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혁신자였다. 지난 10년 간 국내에서 불었던 뮤지컬 붐도 2001년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도화선이었다. 우리 뮤지컬계도 웨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19세기 영국의 문필가 카알라일은 영웅이 역사를 이끌어간다는 '영웅사관'을 주장했다. 그의 이런 관점은 무수한 비판에 시달렸지만 웨버나 잡스의 경우를 보면 어느 정도 맞는 듯도 하다.
20세기 이후 대중문화의 흐름은 이른바 기업형, 기획형 창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 사람의 장인에 의한 생산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합치고 깎아 최대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내놓는 추세다. 속된 말로 '안전빵'의 효과는 있지만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색깔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웨버같은 인물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웨버는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 속편 격인 야심작 '러브 네버 다이즈'를 내놓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스토리는 억지스럽고 음악도 과거처럼 귀에 쏙쏙 박히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간판 아리아 '러브 네버 다이즈'는 이미 10여년 전에 만든 곡이었다. 웨버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
뮤지컬계만 놓고 보면 한 시대가 가고 있는데 아직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고,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법이다. 메시아를 기다리듯 마냥 제 2의 웨버를 기다릴 수는 없겠지만 재능있는 예술가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면 또다른 혁신은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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