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30 00:05
"남은 꿈이 뭐냐고? 내 춤 변질 안 시키고 꾸준히 출 제자 생겨야"
승무·살풀이춤 무형문화재 이매방, 내달 출판기념회
"기분 좋지 뭐. 화보집은 첨이여. 평생 외길로 춤만 추다 늙었지. 출판 기념파티에 문화재청장도 오고 민주당 박지원씨도 와. 우리 소학교 후배여."
승무와 살풀이춤 무형문화재인 우봉 이매방(85)이 첫 화보집 '국무, 우봉 이매방'을 내고 다음 달 7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29일 이 춤꾼은 집에서 무용 의상을 짓고 있었다. 그는 "무용계서 바느질하는 사람 나밖에 더 있어? 여자들은 바늘귀도 못 꿰지, 이노무 세상이"라고 했다.
승무와 살풀이춤 무형문화재인 우봉 이매방(85)이 첫 화보집 '국무, 우봉 이매방'을 내고 다음 달 7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29일 이 춤꾼은 집에서 무용 의상을 짓고 있었다. 그는 "무용계서 바느질하는 사람 나밖에 더 있어? 여자들은 바늘귀도 못 꿰지, 이노무 세상이"라고 했다.
"건강? 그렇고 그래. 출판 기념파티 때 살풀이춤은 내 딸이 추고 승무는 남자 제자가 춰. 나는 무대에서 장단 쳐줘야지. 남도소리 육자배기 장단도 내가 쳐줘야 혀."
목포에서 태어난 이매방은 어려서부터 경대 앞에서 춤추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일곱 살에 권번 기생에게서 춤을 배웠다. 열다섯 살 때 명창 임방울이 이끄는 공연단의 무대에서 승무로 데뷔했다.
"어릴 적 엄마 경대 앞에서 춤추면 아버지가 '곡석 될 건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사내새끼가 거울 보고 오도방정 떤다'고 혀를 찼어. 남자가 춤추고 노래 부르면 '무당' '초랭이'라고 했어. '목포의 눈물' 부른 이난영이 나랑 6촌간이여. 그 누님도 열여섯에 집에서 쫓겨났지. 나도 춤이 좋으니까 변하지 않고 외길로 살았어."
무용학자 이병옥·김영란씨가 집필한 책에는 이매방의 생애가 600여장의 사진을 중심으로 담겼다. 제자 20여명의 회고담도 있다. '욕 안 하면 내가 죽어부러'라고 말하는 이매방 앞에서는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남은 꿈을 묻자 이 춤꾼은 또 한바탕 쓴소리를 쏟아냈다.
"내 춤을 변질 안 시키고 꾸준히 출 제자가 나타나야 하는디. 대학교수들은 전부 변형시키고 가락도 집어넣고 지랄염병을 허지. 웃기는 세상이여. 조선 춤도 미국 춤도 아니고 요새 말로 '짬뽕'이여. 그럼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지. 맛이 없잖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