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뮤지컬 '오디션'

  • 성남문화재단
  • 글=고미진('아트뷰' 기자)

입력 : 2011.03.15 16:19

허름한 지하 연습실. 악기와 악보, 각종 잡동사니가 갈 곳을 잃어 헤매고, 사방의 벽에는 그래피티가 가득하다. 뮤지컬 '오디션'은 청춘의 뜨거운 열정 하나로 꿈을 향해 정진하는 밴드 ‘복스팝’의 연습실에서 시작된다. 연습실에는 기약 없는 미래를 알면서도 타협할 수 없는 목표로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초상이 가득하다. 그들의 에너지를 오롯이 담아 쉼 없이 몰아치는 라이브 연주와 노래는 콘서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하다.

뮤지컬 '오디션'은 ‘라이브 콘서트형 뮤지컬’을 표방하며 2007년 초연했다.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그중 탄탄한 구성으로 극본상을 수상했다. 밴드 멤버 간의 우정, 그리고 음악을 향한 진실이 담긴 '오디션'은 다른 뮤지컬과는 다르게 무대 위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을 춘다. 그만큼 배우가 소화해야 하는 영역이 타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초연 이후 1,000회 이상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배우에게 있다.

제작진은 초연 당시 악기 연주가 가능한 배우를 우선 선발해, 각각 악기별 개인 레슨을 거쳐 연기, 노래, 연주 등 세 가지를 모두 소화하는 배우 인프라를 구축했다. 단단한 극적 구성과 음악을 기본으로, 탄탄한 개인기를 갖춘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작품의 롱런은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디션'은 대학로 공연뿐 아니라 전국 11개 도시의 문예회관 공연을 비롯해,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창작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대학로에서 11차 앙코르 공연 중으로 줄지 않는 관객 수는 온전히 작품성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작품임을 방증한다.

최근 공연계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유형의 상품을 개발하는 시스템인 원 소스 멀티유즈의 예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비컬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원작 영화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내 마음의 풍금', '마이 스케어리 걸', '주유소 습격사건' 등이 대표적인 국내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예다. 그중 몇 편의 연극이 영화로 제작된 바 있지만, 최근 개봉한 '김종욱 찾기'를 제외하곤 뮤지컬이 영화로 제작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올해 뮤지컬 '오디션'이 영화로 새로운 옷을 입는다. 이는 '오디션'이 장르를 불문하고 통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라는 점과 더불어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임을 증명하는 또 다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작품이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는 지금, 왜 이 작품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 제시다. '오디션'은 ‘오늘 그리고 여기’를 주제로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꿈을 꾸는 자의 행복이 비단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복스팝의 전유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작품은 온몸으로 보여준다.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거울삼아 관객은 스스로의 현재와 각자의 꿈을 자각하고 격려와 위로를 받는다. 공연이 끝날 즈음 관객은 객석에서 일어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소리 높여 함께 노래한다.

일상에 지치고, 스트레스로 사방이 꽉 막혀 있다면 잠시 무대 위 배우가 되어 잊혔던 꿈을 끄집어내자. 적어도 '오디션'을 보는 동안은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거침없이 뛰고 노래하는 젊은 뮤지컬 '오디션'을 봐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