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15 16:15
뮤지컬 '광화문 연가'
'광화문 연가'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등 서정적인 멜로디와 노랫말로 1980년대에 청춘을 함께한 이들의 가슴을 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곡가 고 이영훈의 명곡들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단일 작곡가의 노래로 만들어지는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일지 관심을 모은다.
2008년 2월, 대장암 투병 끝에 향년 48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작곡가 이영훈. 가수 이문세와 콤비를 이뤄 ‘한국형 팝 발라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주옥같은 명곡들을 선보인 그는 국내 대중가요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자신의 옛 노래를 테마로 한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무대에 올리기를 꿈꿨던 그는 2004년부터 직접 기획과 시놉시스 작업에 참여해 그 꿈을 실현시키려 애썼고, 대장암 투병 중에도 자신의 마지막 꿈을 향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로부터 8년 만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광화문 연가'는 고 이영훈이 남긴 미완성 시놉시스를 프로듀서 임영근이 완성하고, 연출가 이지나가 각색에 참여해 한 편의 뮤지컬로 거듭나게 되었다. 여기에 작곡가 이경섭이 편곡을 맡고, 이지나와 '서편제'에서 호흡을 맞췄던 음악감독 김문정,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조명디자이너 구원영 등이 가세해 기대를 모은다.
광화문 네거리와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광화문 연가>는 유명 작곡가 상훈(윤도현・송창의 분)과 그를 따르는 후배 현우(김무열・임병근 분),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는 여인 여주(리사 분)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와 우정, 추억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의 아픔은 잊혀지는 게 아니라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극중극 형식을 빌려 원곡이 지닌 1980년대 정서에 현대적 모던함을 가미하고 세월의 깊이를 더해 무대를 채운다.
현재의 상훈(박정환 분)이 현우와 여주의 아들 지용(양요섭・허규 분)에게 자신의 노래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기 위해 기억을 더듬으면, 민주화 운동, 들끓는 사회, 청춘의 고뇌가 있는 시대로 기억되던 1980년대의 광화문 거리, 그리고 세 주인공이 추억을 쌓아가는 라이브 카페 블루아지트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메인 테마곡인 ‘그대와의 대화’를 비롯해 이영훈이 남긴 33곡의 노래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광화문 연가'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독백 형식의 가사가 주를 이루는 원곡을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음악 나열을 시도했다.
극 중 과거 장면에서는 최대한 원곡의 분위기를 살리되 현재 시점에는 현재의 분위기에 맞게 과감한 편곡을 시도해 변신을 꾀했다. 또한 대부분의 노래가 서정적이고 차분한 발라드가 주를 이뤄 작품 전체에 멜로적인 정서가 흐르지만, 환상 남녀의 탱고 장면이나 그랜드피아노 연주 장면, 영상을 활용한 감각적인 무대디자인 등을 통해 생동적이고 역동적인 무대 또한 선보인다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