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나의 신들린 기타 연주에 관객들 열광

  • 최승현 기자

입력 : 2011.03.10 00:25

그의 신들린 기타 연주는 흥겨운 라틴 리듬을 타고 객석을 불타오르게 했다. 9일 밤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적 기타리스트 산타나의 내한공연. 유명 기타리스트의 공연이 대부분 중반 이후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는 반면, 이날은 초반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관객들이 산타나와 그의 밴드 연주에 환호를 보냈다.


하드록 밴드 AC/DC의 명곡으로 최근 산타나가 발표한 앨범 ‘기타 헤븐’에서 리메이크한 ‘백 인 블랙(Back In Black)’이 두번째 곡으로 연주되면서 객석은 들썩거렸다. 직선적이고 강렬한 원곡을 그루브(groove) 넘치게 재해석한 산타나의 기타 연주는 당연히 경탄을 자아냈고 함께 무대에 선 흑인 보컬리스트의 신명나는 랩 또한 탄탄했다. 산타나의 환상적 기타 연주 뒤에는 그 못지 않은 기예를 보여주는 10여명의 연주자들이 있었다.


타악기 연주자가 3명이나 될 정도로 리듬이 강조된 무대이기도 했다. 그 중 한명이었던 신디 블랙맨은 산타나의 부인으로 더욱 돋보였다. 그는 공연 중반 온 몸을 던진 7분간의 드럼 솔로 연주로 객석의 혼을 빼놓았다. 역시 감탄한 산타나는 그 연주가 끝난 직후 그에게 다가가 키스를 안겼다.


‘마리아 마리아(Maria Maria)’, ‘블랙 매직 우먼(Black Magic Woman)’, ‘징고(Jingo)’ 등 그의 명곡이 흘러나오면서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아이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무대에 선 산타나는 열정적으로 기타 연주를 하는 중간 중간 도리어 관객들에게 뜻 깊은 말을 던지며 팬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사랑이 답입니다(Love Is the Answer)”, “종교와 정치를 떠나 우리 모두는 한 가족입니다(One Family No Religion No Politics)” 등의 말을 정성스럽게 하는 모습은 마치 신도들에게 설교를 하는 종교인 같았다. 하지만 이런 고요의 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유쾌한 즉흥 연주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양팔을 허공에서 흔들며 그에게 화답했다. 8시에 시작한 그의 콘서트는 11시가 가까워져서야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앵콜곡을 끝낸 뒤, 서로를 소개하며 즉흥연주를 하는 산타나와 밴드 멤버들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뒤에야 발을 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