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문화가 하이라이트] 세계적 건축가 작품 광주 구도심 장식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1.02.24 22:28

'어번폴리 프로젝트' 추진… 베이겔·페로 등 9명 참여, 10개 건축물 디자인 발표

광주 구 도심 거리에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해 장식용 공공 건축물을 짓는 '어번폴리(urban folly) 프로젝트'의 구체적 디자인이 최근 공개됐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7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강운태 광주시장, 승효상·아이웨이웨이 공동감독, 플로리안 베이겔, 프란시스코 사닌 등 참여 건축가와 전문가,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번폴리 시민보고회를 열었다.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의‘어번폴리’디자인(사진 왼쪽), 도미니크 페로의‘어번폴리’디자인.

보고회에서는 세계적 건축 거장 9명과 국제현상공모에서 당선한 1팀이 옛 광주읍성터 10곳에 건립할 어번폴리 작품 디자인 시안과 작품해설이 발표됐다.

'어번폴리'는 광주시와 (재)광주비엔날레가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시민의 일상공간인 공공장소에 공공시설물을 설치하는 데 세계적 건축가들을 참여시켜 공공시설물로서 본래의 기능을 하면서, '폴리(장식용 건축물)'로서 장식적 역할을 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도시로서 품격과 향기를 전하려는 계획이다.

스페인 출신 건축가 후안 에레로스(Juan Herreros)는 장동 사거리에 소쇄원과 한옥의 굴뚝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과의 공존에 중점을 둔 설계를 내놨다. 나무 모양에 조명과 음향·난방 등의 기능을 하며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설치한다.


플로리안 베이겔(Florian Beigel·영국)은 제봉로 옛 광주MBC 앞 인도에 연단을 만들고 집 모양의 구조물을 얹어 작은 극장형태의 구조물을 만든다.한국의 전통 석등의 모양과 개념이 녹아들어 5·18기념비와 광주읍성터를 잇는 기억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나데르 테라니(Nader Terahni·미국)는 대한생명 사거리에 와이어와 봉을 이용해 '하늘을 향한 정원'을 선보인다.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케이드를 설치한다.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Alejandro Zaera Polo)는 금남로공원을 인도와 연결해 누구나 공연을 하고 관람하는 참여공간을 만든다.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미국)은 충장로 파출소 앞 지하상가 입구 2곳을 연결해 한국 건축물의 전통 양식을 도입해 한옥의 공간미학을 살린 새로운 양식의 구조물을 선보인다.

광주 의재미술관을 설계한 조성용씨는 황금로에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의미로 청동 재질의 기둥 4개를 세워 광주읍성의 방향을 나타내고 시민의 휴식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씨는 "황금동이 오랜 상업지역으로서, 작은 골목들로 이뤄진 점에 착안해 도심재생을 아주 작은 쉼터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프랑스)는 구시청사거리에 전통 누각과 포장마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금색 철망을 차양으로 사용하는 오픈 박스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한다.

프란시스코 사닌(Fransiso Sanin·미국)은 아시아문화전당 앞에 소규모 갤러리와 극장을 갖춘 2층 규모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요시하루 쓰카모토(Yoshiharu Tsukamoto)씨는 대성학원 앞에 잠망경이 장착된 구조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민 현상공모에서는 정세훈·김세진씨의 '열린 장벽'이 선정됐다.

(재)비엔날레는 "(어번폴리는) 옛 전남도청 이전 이후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충장로·금남로 등 광주 구 도심에 강력한 문화적 힘을 전달, 도심 재생을 이끌어 내는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