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김우형, "'아이다'는 내게 꿈의 작품"

  • 스포츠조선=김형중 기자

입력 : 2011.02.16 10:58

◇뮤지컬 '아이다'에서 주인공 라다메스를 열연 중인 배우 김우형. 그는 "'아이다'는 내게 꿈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배우들에게는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 '꿈의 무대'다. 길지 않은 경력에 이 꿈을 이룬 주인공이 있다. 뮤지컬 '아이다'(성남아트센터)에서 주인공 라다메스를 열연하고 있는 김우형(30)이다.

"학교 다닐 때 누나(뮤지컬배우 김아선)가 출연하던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처음 본 뮤지컬이었죠. 그 뒤 졸업할 무렵 일본 극단 사계에서 연수하면서 '아이다'의 라다메스를 보고 '정말 멋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등학교 시절 최민수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은 소년은 서울예대 시절에도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뮤지컬로 '경로 수정'을 이끈 작품이 바로 '지킬 앤 하이드'와 '아이다'였다. 이후 두 작품은 그의 가슴 속에서 불꽃이 됐다.

"졸업 후 '지킬…' 오디션을 봤어요. 합격통지가 오긴 왔는데 엉뚱하게도 '지킬…'이 아니라 같은 제작사의 작품인 '그리스'였어요."

◇'아이다'의 김우형(가운데). 왼쪽은 아이다 역의 옥주현, 오른쪽은 암네리스 공주역의 정선아.
2005년 '그리스'로 데뷔한 뒤 탄탄대로를 달렸다. 준비된 가창력과 연기력, 무대에서 풍기는 그만의 매력으로 단번에 주인공을 꿰찼다. 여세를 몰아 2006, 2009년 '지킬…'의 주인공이 됐고, 올해 '아이다' 무대에 서고 있다. 어떤 배우들은 평생 이루지못하는 소망을 데뷔 7년 만에 깔끔하게 완수한 것이다.

"솔직히 재능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운이 좋았어요. 잘 생겨서도 아니고요.(웃음)"

라다메스는 이집트의 장군으로 적국의 공주 아이다와 사랑에 빠진다. 이집트 공주와 약혼까지 한 처지이지만 현실과 어긋나는 사랑이 그를 험난한 운명으로 인도한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남자가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변화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줘야 한다.

"두 여자 틈바구니에서(웃음) 잘 못하면 자칫 안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예요.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하는 부분도 크고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면 밋밋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는 "처음엔 에너지를 많이 분출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많이 주워담았다"며 "스스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다'는 전 배역이 원캐스트(1 역 1배우)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친구들과 거의 만나지 못해요. 잠도 충분히 자야하고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지요."

매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원래 열심히 하지만 극중 상반신을 노출하는 애정신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분장실에도 아령과 역기를 가져다 놓고 틈날 때마다 흔들어대고 있다. 덕분에 공연장 로비에 걸린 그의 대형 '반나' 사진은 아줌마팬들이 하도 만져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꿈의 두 작품을 했으니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글쎄요, 당장은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확 '꽂히는' 배역이 나타났을 때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뮤지컬계의 '훈남'에게 '아이다'는 배우생활의 중요한 목표였지만, 아울러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공연은 3월27일까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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