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2.10 15:18
재일교포 연출가 김수진이 이끄는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이 오는 3월 국내에서 두 편의 연극을 선보인다.
한국 연극계 대가인 오태석의 희곡 '도라지'와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희곡 '해바라기의 관'이 신주쿠양산박의 독특한 연출 기법으로 무대에 오른다. '도라지'는 3월 2일부터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해바라기의 관'은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도라지'는 1992년 도쿄에서 열린 한일연극연출가회의에서 일부 소개된 뒤 1994년 오태석연극제에서 초연됐다. 2007년 20주년을 맞은 신주쿠양산박의 '한국현대연극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일본어로 번역된 후 2008년 3월 도쿄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구한말 구국의 열정에 불탄 두 인물인 김옥균과 홍종우의 좌절과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갑신정변을 이끌다 실패한 후 일본으로 도피하여 지내다 암살당한 김옥균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으로 고종 곁에서 충언을 하며 파국을 막으려 하나 결국 헤이그 파견의 죄를 덮어쓰게 되는 홍종우. 두 젊은 개혁가들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구한말 아시아 정세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작품이다. '도라지 타령'이 극 전반을 이끄는 테마곡으로 사용된다.
'해바라기의 관'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유미리의 소설이 원작이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잃어버린 재일교포 청년과 한국인 여자 유학생, 재일교포 소녀와 일본인 청년, 이 두 쌍의 남녀의 진한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다룬다. 재일 교포의 정체성 문제를 넘어서서 보편적인 인간이 고민하게 되는 삶의 의미를 반추한다. 공연에 앞서 유미리 작가가 방한, 한국 관객에게 원작을 소개하는 특별 강연회도 마련된다.
이번 공연은 신주쿠양산박과 한국 연극기획사인 스튜디오반의 한일공동프로젝트로 신주쿠양산박 단원들과 국내 연극인들이 함께 참여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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