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막으려 인터넷 게시판도 없앴지만… 뮤지컬 '미션' 미완성 미션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1.02.09 23:24

관객들 "배우들 가창력·녹음 반주에 실망"… 불만 쏟아져 결국 주인공 교체

"가격에 비해 공연이 실망스러웠다. 20만원짜리 VIP석을 14만원에 할인받아 설날에 공연을 봤는데 기만당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인터파크 관람후기를 보니 대부분 평이 안 좋았다. '환불을 받아야 한다'는 관객도 있었다. 나도 후기를 남기려고 했는데 5일 그 코너 자체가 폐쇄돼 버렸다."

결혼기념일이라 부부동반으로 뮤지컬 '미션(The Mission)'을 봤다는 김경태(46)씨는 7일 전화로 이렇게 하소연했다. 제작사인 상상뮤지컬컴퍼니는 지난 5일 인터파크 관람후기를 폐쇄하면서 "종교적인 논쟁, 수십 건의 중복게재 등에 따라 게시판을 잠정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뿔 난 관객 입장에서는 불만을 털어놓고 정보를 공유할 곳을 원천봉쇄당한 것이다.

뮤지컬‘미션’에서 가브리엘 등 두 선교사가 과라니 부족을 만나는 장면. /상상뮤지컬컴퍼니 제공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확산됐고, 결국엔 소비자가 이겼다. 상상뮤지컬컴퍼니 최남주 대표는 9일 "8일 공연부터 여주인공을 교체했고 합창단을 15명 추가하고 몇몇 장면의 연출도 보강할 것"이라면서 "지난 2~6일 '미션'을 본 관객에게는 원하는 날짜에 재관람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관람후기 코너를 폐쇄한 데 대해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 종교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아이디를 바꿔 가면서 악플을 계속 올리는 관객이 있어 닫았다. 10~11일 중에 다시 오픈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미션'은 로버트 드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한 영화 '미션'(1986)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한국의 기획력과 자본, 이탈리아 제작진이 결합해 나온 120억원짜리 뮤지컬로 이번이 세계 초연이다.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3곡을 편곡하고 그의 아들 안드레아가 20개 가까운 곡을 새로 썼다.

이야기는 1758년 남아메리카 아순시온의 밀림을 배경으로 가브리엘 신부(神父)와 과라니 부족, 노예상인이었던 로드리고의 갈등과 우정을 따라간다. '심플 멜로디' 등 몇몇 곡은 귀에 잘 들어왔고, 거대한 밀림과 폭포가 펼쳐지는 무대도 처음엔 웅장해 보였다. 하지만 이탈리아 배우들의 영어 발음은 듣기 불편했고, 가창력은 가브리엘과 여주인공 카를롯타를 빼면 기대 이하였다. 춤, 연출, 장면 전환도 그동안 영미권 대형 뮤지컬로 눈높이가 올라간 관객을 만족시키기엔 빈약했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이름값으로 광고했지만 그가 제작에 깊이 참여하지 않아 음악적 웅장함이 떨어지고 녹음 반주(MR)를 쓴 점 등에 실망한 관객이 많았다"고 말했다.